[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장마철 건강관리

입력 2017-07-23 17:35   수정 2017-07-24 13:07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


한국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라고 하는데, 가끔 여기에 ‘장하(長夏)’라는 계절을 추가해 얘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바로 장마철인데, 이런 장마 때는 습기와 열기가 많아 사람을 힘들게 한다. 축축한 습기가 많아 눅눅하고 몸이 무겁고, 더운 열기가 많기 때문에 후덥지근하고 불쾌지수가 올라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기운을 합친 것이 습열(濕熱)인데, 사람의 병증에도 이런 습열이 나타날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동의보감에도 장마철에 습열로 인한 병증을 얘기하고 있는데, ‘장하에 습열에 훈증(熏蒸)되면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피곤해지며 정신이 몽롱하고 동작이 느려지면서 소변과 대변이 잦아지기도 하고 몸에 열이 생기면서 갈증이 심해지고 설사가 생기기도 하며 밥맛이 없어지면서 기와 호흡이 가빠지고 몸에서 저절로 땀이 나는 증세가 생긴다’고 기록돼 있다. 그리고 이런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제법 많다.

조선시대 왕조실록에도 그런 기록이 있는데, 현종이 자신의 피부증상과 눈병증상이 습열로 인한 것이라고 얘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당시 현종은 침 치료와 한약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기 때문에 온천으로 행궁(行宮)해 온천욕 치료를 하겠노라고 얘기하는데, 이를 말리는 신하들과 이를 권하는 어의들의 대립이 드러나고 있다.

물론 현종이 병증을 핑계로 온천으로 휴가가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습열로 습창과 안질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렇게 병적인 습열은 인체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머리로 가면 지끈거리고 무거운 두통을 일으키며, 뒷목과 어깨를 뻣뻣하게 하기도 한다. 위장에 가서는 소화불량과 복통 설사를 일으킬 수 있으며, 간담(肝膽)에서는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리고 허리나 근육에 통증을 일으키고 팔다리 힘을 빠지게 하거나 늘어지게 하기도 한다. 또한 남자들은 낭습(囊濕)증이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런 습열은 주로 땀 조절이 제대로 안 되거나 비만한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따라서 몸을 시원하게 하고 불필요한 습기를 제거해 뽀송뽀송하게 관리하는 것이 좋으며, 근본적으로 순환이 잘되게 해 비만을 방지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또한 술은 대표적으로 습열을 악화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에 장마철에는 가능한 한 음주를 피하는 게 좋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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