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어떻길래
"기다리면 무조건 오른다"
집주인들 매물 거둬들여
[ 조수영/선한결/김형규 기자 ] “6·19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한 달 동안 서울 반포동 일대 집값이 1억원 안팎 올랐습니다. 호가를 높여 내놔도 금세 매수자가 등장하니까 집주인들이 ‘기다리면 무조건 오른다’고 생각해 좀처럼 팔려고 하지 않습니다.”(반포동 D공인 관계자)
이달 들어 서울 집값 상승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급등세가 강북으로 번진 데 이어 분당 평촌 일산 등 1기 신도시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재건축이 활발한 반포동에서는 한두 달 새 1억~2억원씩 뛴 단지가 수두룩하다. 그래도 매물이 없다. 반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106㎡는 이달 중순께 27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5월 초 26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전고점(지난해 10월)을 돌파한 지 두 달 만에 1억2000만원 올랐다. 반포동 S공인 관계자는 “28억원에 물건이 나오면 사겠다는 매수인이 있지만 물건이 없다”며 “조합이 공동시행방식으로 속도를 높이면서 초과이익환수를 피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져 집주인들이 물건을 대부분 거둬들였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억4000만원에 거래된 신반포3차 전용면적 132㎡는 23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지난 17일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면서 가격이 더 올랐다는 설명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이달 13억3000만원에 팔렸다. 6·19 대책 직전(12억~12억1000만원)에 비해 최고 1억3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일반 아파트값도 초강세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는 6·19 대책 전 17억원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19억5000만~20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 5월 14억7500만원에 팔린 반포 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최근 18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달여 만에 3억원 넘게 오른 셈이다.
마포·용산·성동 등 강북 도심권도 매도자 우위 분위기가 뚜렷하다.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자이’는 전용 59㎡가 9억원, 84㎡가 12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 전용 84㎡ 호가도 12억원까지 올랐다.
서울 아파트시장의 열기는 경기 분당, 평촌 등 1기 신도시 아파트로 옮겨붙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책이 발표된 지난달 19일부터 현재까지 분당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1.02% 올라 전국 3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고양시 일산서구는 0.93% 상승해 전국 5위다. 분당 정자동의 럭키공인 윤일성 대표는 “1억원을 들여 6억원 미만의 소형 아파트에 갭투자하려는 서울 사람들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조수영/선한결/김형규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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