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스피스, 12언더파로 '디오픈' 제패…PGA 통산 11승
맷 쿠처에게 공동선두 내줬다가 13번홀 위기 상황에서 '천금 보기'
"목표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 이관우 기자 ]
조던 스피스(미국)는 2015년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잇따라 제패했다. 타이거 우즈의 뒤를 이을 차세대 골프황제란 말이 떠돌았다. 그해 8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후 그의 존재감은 강렬하지 못했다. 과거의 황제 ‘우즈’의 떠들썩한 복귀와 기대에 미치지 못한 황제의 경기력에 대한 실망감 사이에 묻히는 듯했다.
지난해 1월 현대 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와 5월 딘앤델루카인비테이셔널을 제패했고, 올해도 AT&T 페블비치프로암과 트래블러스챔피언십에서 승수를 추가했다. 하지만 팬들은 그를 ‘2% 부족한 황제’로만 기억했다.
스피스가 ‘클라레 저그’를 품에 안으며 존재감을 세계 골프팬들에게 완벽하게 각인시켰다. 스피스는 24일(한국시간) 영국 사우스포트의 로열 버크데일GC(파70·7156야드)에서 열린 제146회 브리티시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5개를 묶어 1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68타를 친 스피스는 2위 맷 쿠처(미국)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상금은 184만5000달러(약 20억6450만원). 올 시즌 세 번째 우승이자 미국프로골프(PGA) 통산 열한 번째 우승. 메이저 대회로는 3승째다.
오는 27일 만 24세가 되는 스피스는 1979년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 이후 최연소 브리티시오픈 우승자가 됐다. 아울러 잭 니클라우스(미국)에 이어 24세 이전에 메이저 3승을 달성한 최연소 골퍼가 됐다. 스피스는 다음달 열리는 PGA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 대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실현될 경우 24세7개월이 걸린 우즈보다 이른 나이다. PGA에서는 지금까지 보비 존스, 진 사라젠,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등 6명만이 이 기록을 달성했다. 스피스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삶의 목표”라며 기록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경기 초반만 해도 스피스는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당한 ‘역전패 악몽’을 재연하는 듯했다. 이날도 그는 3타 차 단독 선두로 4라운드에 나섰다가 4홀 만에 3타 차 리드를 모두 까먹었다. 최대 위기는 13번홀(파4)에서 찾아왔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긴 풀숲으로 들어간 것. 스피스는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뒤 공을 규정에 따라 드라이빙 레인지로 옮겨 두 번째 샷을 했다. 20여 분간 시간을 끌며 공들인 끝에 세컨드샷을 한 결과는 보기. 더블 보기 이상이 나올 수 있었던 최악의 상황을 보기로 막았다. 스피스의 집중력이 이때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14번홀에서 홀인원에 가까운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공동선두에 올라선 스피스는 이어 15번홀(파5)에서 15m 가까운 긴 이글 퍼트를 홀컵에 꽂아넣으며 버디로 추격해온 쿠처를 1타 차로 앞지르기 시작했다. 스피스의 집중력은 이후에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16번홀에서도 10m 가까운 긴거리 퍼트를 홀컵에 떨궈 쿠처와의 타수 차를 2타로 벌려놨다. 쿠처는 17번홀에서 4m짜리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잡아내며 마지막 역전 가능성을 살리려 애썼다. 하지만 스피스 역시 2m 버디 퍼트를 꽂아넣어 쿠처의 추격을 잠재웠다. 스피스는 이어진 마지막 18번홀에서 파를 지켜 우승을 확정지었다. 쿠처는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남은 ‘실낱 기회’마저 날리고 말았다.
한국 선수들은 무난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강성훈(30)과 한국오픈 챔피언 장이근(24)이 나란히 3오버파 공동 44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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