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 인기에 식당 창업 늘어
일본선 한국 패션몰 러브콜, 역직구액 작년 1000억 돌파
화장품도 한·일 교류 활발
[ 이수빈 기자 ] 한국 20~30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여성복 온라인 쇼핑몰 ‘미아마스빈’(사진)은 일본에서도 유명하다. 이 회사는 2012년 이커머스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일본어 온라인몰을 연 뒤 매년 매출이 20~30%가량 늘고 있다. 작년에는 일본에서만 1억엔(약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에서는 일본 맥주가 인기다. 유통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작년 아사히맥주는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 7위로, 수입 맥주 중 처음으로 전체 판매 순위 10위 안에 들었다. 롯데마트에서도 일본 맥주가 수입 맥주 중 가장 많이 판매됐다.
한국 패션과 일본 음식이 각각 일본과 한국에서 유행하는 ‘소비 교류’가 일어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양국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한·일 소비 패턴이 닮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구글에서 한국 패션 검색이 상위에
한국 패션 스타일은 최근 일본 10~20대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콘텐츠 중 하나가 됐다. 작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구글재팬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패션 연관 검색어 중 ‘한국 패션’은 검색 순위 9위였다. 검색량이 가장 많은 단어 10개 중 특정 패션 스타일을 지칭하는 단어는 ‘한국 패션’이 유일했다. ‘미국 패션’, ‘셀럽(연예인) 패션’보다 검색량이 많았다.
이런 흐름을 타고 한국의 개인 온라인 쇼핑몰들이 속속 일본어 사이트를 열고 있다. 작년 한국 온라인몰을 통한 일본인의 역(逆)직구 구입액 1213억원 중 66%가 의류제품이었다.
10대 소비자를 겨냥한 의류 쇼핑몰 ‘올드미키’는 작년 4월 일본어 온라인몰을 연 뒤 6개월 만에 매출이 500% 급증했다. 여성복 온라인몰 ‘오오토로’도 작년 매출이 전년보다 10배 이상 뛰었다. 일본에서는 ‘피피로티’ ‘안나힐’ 등 한국 패션제품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편집숍도 생겨나고 있다. 카페24 관계자는 “구매자 대부분이 10~20대 소비자”라며 “라쿠텐·아마존 재팬 등 오픈마켓에서도 한국 개인 쇼핑몰에 입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아사히 최대 수입국
한국에서는 일본의 ‘식(食)문화’가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한국은 1년에 아사히 맥주를 242만 상자(1상자=24캔)가량 사들이는 최대 수입국이다. 아사히 맥주가 연간 1000만 상자가량 수출하는데, 대(對)한국 수출이 20%를 넘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사히는 최근 한국에서도 일본처럼 물류 효율을 높여 맥주 신선도를 관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아사히는 한국에 납품하는 후쿠오카 공장 생산 주문 빈도를 두 배로 늘렸고, 하카타항에서 부산까지 가는 배편도 주 1회에서 주 2회로 증편했다.
국내 일식당 창업도 늘고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 2015년 요식업 사업체 중 일식당 수는 2006년에 비해 65% 증가했다. 1인가구가 늘면서 칸막이 친 식탁, 1인용 메뉴 등을 구비한 일본식 ‘혼밥(혼자 먹는 밥) 식당’도 인기다. 2012년 서울 상수동에 처음 문을 연 일본식 양고기구이 전문점 ‘라무진’은 1인용 화로에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어 혼밥족들이 자주 찾는다. 5년 만에 직영·가맹점이 61곳으로 늘었다.
화장품은 작년 대일 수출·수입이 모두 늘었다. 한국 화장법이 일본에서 유행인 데다, 2015년을 기점으로 한국의 일본 화장품 수입도 다시 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폴앤조 보떼’ ‘스쿠’ ‘쓰리’ 등 일본 색조화장품 브랜드들이 작년부터 한국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 미샤는 일본 최대 화장품 커뮤니티인 ‘코스메’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BB크림 브랜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SNS 등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패션, 화장품, 쇼핑 관련 콘텐츠가 ‘시차 없이’ 교류되면서 양국 소비자들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닉네임 ‘모모나’라는 일본 네티즌은 지난 4월 유튜브에 ‘한국에서 5000엔으로 의류 쇼핑하기’ 동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3개월 만에 조회수 44만 건을 넘어섰다. 지난 21일에는 개그우먼 강유미 씨가 유튜브에 일본 드러그스토어에서 쇼핑한 100만원어치 제품 후기를 영상으로 올렸다. 23일 기준 23만 명 이상이 이 동영상을 시청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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