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훈 기자 ] 한 여인이 바닷가에 앉아 있다. 여인은 안개에 가득 싸인 바다를 마주한 채 고요히 명상에 빠져 있다. 인물을 둘러싼 세상은 아늑하다. 어디가 물이고 어디가 하늘인지 구분이 안 간다. 사람과 바다와 하늘이 함께 무념무상의 경지에 다다른 것 같다.
이 사진은 인도네시아 사진가 헨키 쿤초로가 찍은 것이다. 쿤초로는 인도네시아의 자연을 흑백으로 담아왔다. 그의 작품들은 간결하고 단순한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보여준다. 그 사진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내가 저 바닷가에 앉아 있는 것처럼 조용하고 평화로운 기운에 젖어든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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