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한중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인 중앙(CC)TV가 이례적으로 국내 영화 '군함도'를 집중 보도했다. 그동안 한류 콘텐츠를 막아온 행보를 감안하면 상반된 행보다.
CCTV는 28일 일본 침략기 강제노역을 다룬 영화 '군함도'에 대해 "항일 대작"이라며 영화 줄거리, 출연진, 관객반응, 논평 등을 5꼭지에 걸쳐 심층 보도했다.
이 언론은 지난 26일 개봉한 군함도가 일본 침략기 강제노역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황정민, 송중기, 소지섭 등 한국 유명 배우들이 출연해 개봉 첫날에만 97만여 명을 동원하며 역대 최고의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CCTV는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 인근의 인공섬으로 1940년대 많은 조선인이 해저탄광에 끌려가 강제노동에 시달린 곳으로 '지옥도'라고도 불린다"며 "일본은 이를 근대화 유적으로 규정,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방송은 군함도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반응을 전하며, 일본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행위 등에 대해 한국인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실제 군함도에 강제징집됐던 생존자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참상에 대해서도 자세히 보도했다. 또 논평까지 곁들여 2차 세계 대전 이후 독일과 일본의 태도를 비교하는 등 일본 정부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는 태도를 비판했다.
CCTV는 군함도가 '역사적 사실을 반영한 기록영화가 아니다'라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의 발언과 일본 매체들의 부정적인 보도에 대해서도 자세히 보도했다. 특히 일본이 지난 2015년 군함도 등 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록하면서 약속했던 열악한 강제노역의 역사를 소개 등은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로 한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중국 당국은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해 강한 제재를 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개최된 베이징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상영을 막은 가운데 영화 군함도에 대해서는 예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 역시 지난 24일 논평을 통해 일본이 2차대전 당시 '군함도'에서 저지른 죄악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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