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시드 안줬다" 이의제기로 엘리자베스 문 연장서 '분루'
[ 최진석 기자 ]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도 ‘깁미(give-me) 게이트’가 터졌다. 20㎝짜리 파퍼트를 당연히 컨시드로 알고 집어든 선수와 이 선수를 지지하는 팬들, 컨시드를 주지 않은 선수와 이 선수 지지팬들이 뒤엉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발단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오거스타의 분 밸리 골프클럽에서 열린 2017 US여자주니어골프 선수권대회 준결승전. 에리카 셰퍼드와 엘리자베스 문(이상 미국·사진)이 18홀 매치플레이로도 승부를 내지 못하자 ‘서든데스’ 방식의 연장전에 들어갔다. 연장 첫 홀에서 셰퍼드가 먼저 파로 홀아웃했고 문은 약 1.2m짜리 버디 퍼트를 남겼다. 하지만 문의 버디 퍼트는 훅성 브레이크를 타고 홀컵 왼쪽으로 살짝 비껴갔다. 홀컵에서 공이 떨어진 거리는 약 20㎝ 정도.
문은 버디 퍼트가 실패하자 곧바로 공을 퍼터로 긁어다 놓고 연습 퍼팅을 시도했다. 그 순간 셰퍼드가 “나는 그 공에 대해 컨시드를 준 적이 없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결국 경기 위원들은 문에게 1벌타를 부과했고 벼랑 끝에 몰렸던 셰퍼드가 극적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셰퍼드는 경기를 마친 뒤 “문이 버디 퍼트를 할 때 나는 눈을 감고 있었다”며 “공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눈을 떠보니 문이 이미 공을 집어 든 상황이어서 컨시드를 줄 겨를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셰퍼드는 “그 상황을 내가 보기만 했었더라도 당연히 컨시드를 줬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골프팬들 사이에선 주로 비난이 쏟아졌다. 20㎝ 거리면 당연히 컨시드인 만큼 어떤 이유에서든 컨시드를 주지 않았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 대다수. 한 네티즌은 “2015년 솔하임컵 매치플레이에서 수잔 페테르센이 앨리슨 리에게 했던 짓보다 더 나쁜 비신사적 행위”라며 “평생 그 꼬리표가 따라다닐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페테르센은 당시 유럽과 미국의 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 대회에서 상대인 한국계 앨리슨 리가 18인치(약 46㎝) 퍼트를 남기고 당연히 컨시드(기브)를 줬다고 판단해 볼을 집어들자 “컨시드를 준 적이 없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앨리슨 리는 벌타를 받았고 유럽이 팽팽하던 그 매치에서 승리했다. 이후 페테르센의 ‘비신사적 행위’를 비난하는 골프팬들의 지적이 확산되자 ‘깁미 게이트’란 말까지 생겨났다. 페테르센은 결국 나중에 사과의 뜻을 발표해야 했다.
셰퍼드는 그러나 이런 논란에도 30일 이어진 결승에서 재미동포 제니퍼 장을 물리치고 이 대회 챔피언이 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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