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금지령' 선포…용산 전자상가에 무슨 일이

입력 2017-07-30 18:51   수정 2017-07-31 05:08

"가상화폐 채굴 하지마"
일부 업체 채굴용 PC 100대 24시간 가동
과열로 인한 화재 발생 우려 커져
상우회 "전력 소모도 상당해 민원 빗발"

떨어지는 가상화폐 상업성
총량 한정…채굴 점점 어려워져
채굴기 1대 한달간 쉼없이 가동해도 5만원 정도밖에 못건져



[ 유하늘 기자 ]
국내 최대 전자부품 상가인 서울 용산 선인상가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채굴 금지령이 내려졌다. 상가 내에서 가상화폐 채굴용PC(채굴기)를 돌리는 상인이 늘어나면서 화재 우려와 함께 전력 소모, 실내 온도 상승에 대한 불만 제기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선인상가상우회는 상가 내에서 가상화폐 채굴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27일 입주업체에 발송했다. 상우회는 공문을 통해 “채굴기를 가동하면 상당한 전력이 소모된다”며 “이로 인해 상가 내 전력 피크치가 상승하면 (누진세 탓에) 전력요금이 급격히 늘어나 전체 상인들의 비용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상우회 관계자는 “전력 소모량이 늘어난 탓에 에어컨이 잘 안 돌아간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에어컨 바람에 힘이 없고 시원하지 않다는 제보도 여러 번 받았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배경이 됐다. 상우회는 공문에서 “채굴기가 24시간 작동하면서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채굴기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부품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부품의 연산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때문에 작동하면서 막대한 열기를 내뿜는다.

상가를 둘러보니 채굴기만 가득 들어찬 점포도 눈에 띄었다. 일부 입점업체가 빈 점포를 임대해 운영하는 곳이다. 상가에서 만난 한 경비원은 “채굴용PC로 꽉 들어찬 점포 옆을 지나갈 때마다 열기 때문에 후끈거리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더 큰 문제는 화재 위험이 높다는 것”이라며 “지켜보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불이 나면 초기대응이 힘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채굴기를 마련하는 데 수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곳도 있다. 상우회 관계자는 “한 업체에서만 채굴기 100대를 운영하는 곳도 알고 있다”며 “이 업체에서 채굴기 마련에 들인 비용만 3억원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굴기 한 대에는 채굴 핵심부품인 그래픽카드 5~6기가 들어간다. 가격 대비 성능을 고려할 때 한 대에 30만~40만원 정도 하는 제품이 주로 쓰인다. 여기에 중앙처리장치(CPU), 메인보드, 메모리 등 다른 부품값을 고려하면 200만원 중반에서 300만원가량이 든다.

선인상가에 이 같은 채굴 붐이 일어난 것은 한국 최대 컴퓨터 부품 상가라는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상인들이 최신 기술 트렌드를 쉽게 접하는 데다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부품을 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PC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입점 상가 매출이 줄자 이들 업체가 가상화폐 채굴로 부수입 마련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 채굴의 상업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총량이 한정돼 있어 점점 채굴이 어려워지는데 개인 수준 채굴로는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채굴기 한 대를 한 달간 쉬지 않고 가동해도 5만원 정도밖에 못 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우회는 공문에서 “과도한 가상화폐 채굴은 상가 활성화를 방해한다”며 “상가 발전을 위해 채굴 행위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우회 관계자는 “위반 시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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