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떠날래" LCC 이용객, 대한항공 제쳤다

입력 2017-07-30 19:38  

단거리 탈피…비거리 늘려

상반기 931만명 탑승
10명중 4명이 LCC 이용
취항 노선 148개로 늘어나



[ 박재원 기자 ]
올 상반기 저비용항공사(LCC)를 이용해 해외로 떠난 여행객 수가 사상 처음 업계 1위인 대한항공을 넘어섰다. 프리미엄 서비스 대신 값싼 항공료를 택하는 고객이 늘면서 해외여행 트렌드가 실용적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국토교통부 항공교통서비스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해외여행객 2505만 명 가운데 국내 LCC 국제선을 이용한 승객은 총 931만 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1~6월 해외로 떠난 여행객 10명 중 4명이 LCC를 이용한 셈이다. LCC를 통해 해외로 떠난 고객은 2년 전보다 132% 급증했다. 2005년 국내 시장에 LCC가 처음 설립된 이후 12년 만에 대한항공 해외탑승객(925만명)도 넘어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 출범 이후 해외여행 문턱이 낮아지면서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며 “국내 대표주자인 대한항공까지 넘어섰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한항공과 LCC 간 격차가 컸다. 대한항공을 이용한 승객은 1904만명, LCC는 1430만 명 수준으로 500만 명 가까이 차이가 났다. 업계 2위인 아시아나항공의 이용객 수는 지난해 1386만 명으로 이미 LCC에 추월당했다.

올 들어 가파르게 성장한 LCC업체들은 결국 상반기 기준으로 대한항공까지 제쳤다. 항공기와 취항 노선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덕분이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LCC업체는 1년 새 취항 노선을 129개에서 148개로 늘렸다. 같은 기간 운항횟수도 863회에서 1102회로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일본·동남아시아 등으로 노선을 다변화한 것이 탑승객을 늘린 주요인”이라며 “원화 강세로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 국제선 탑승객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해외운송실적이 내림세로 돌아선 대형항공사와 달리 6개 LCC는 고르게 성장했다. 국내 LCC업계 1위 업체인 제주항공은 올 상반기 271만 명을 실어날랐다.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다. 같은 기간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이용객 수도 각각 40%와 74% 증가했다.

LCC업체들이 앞다퉈 장거리 운항을 준비하고 있어 시장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청주를 기반으로 한 ‘에어로K’와 강원 양양을 거점으로 둔 ‘플라이양양’ 등도 새롭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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