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로만 요구하며 '나 몰라라'
[ 박상용 기자 ]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추모 천막(사진)을 약속대로 철거하지 않고 두 달 넘게 방치하고 있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광화문광장에 3년째 설치된 세월호 추모 천막 14개의 철거 문제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14개 텐트 전체의 처리 방향은 물론 ‘명백한 불법’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3개에 대해서도 철거 논의가 한발도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5월 말 서울광장의 이른바 ‘탄기국 텐트’ 철거를 강제 집행할 당시, 세월호 불법 텐트 3개를 우선 철거하기로 유가족 측과 합의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자진 철거를 요구했지만 유가족들이 거부하고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적극 협의해 이른 시일 내에 철거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방관자적인 행정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탄기국 텐트’를 4개월 만에 강제 철거한 것과 달리 3년 넘게 광화문광장을 점유한 세월호 유가족 측엔 자진 철거만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서울시는 ‘탄기국 텐트’ 철거 이후 세월호 유족 측에 텐트 철거를 몇 차례 요청했는지조차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저항본부(탄기국)에 대해 행정대집행을 단행하며 “문서와 계고서 등 총 22차례 철거를 요청했는데 응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과 대조적이다. 시 관계자는 “유가족 측과 공식적인 대화 채널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세월호 텐트에 대해 당분간 행정대집행을 시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유가족 측 설명은 또 다르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의 기존 천막 디자인을 새로 해 새 천막을 세우는 것을 전제로 불법 천막 철거에 합의했다고 했다. 김종기 4·16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서울시가 합의를 이행하면서 불법 천막 철거가 이뤄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동안 서울시에서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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