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진 바이오헬스부 기자) “셀트리온을 위협할 만한 존재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달 28일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 기념식 후 한 말입니다. 서 회장은 경쟁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해 묻자 이렇게 대답했는데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렌플렉시스’를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35% 인하한 가격으로 미국에 판매하겠다면서 셀트리온의 ‘램시마’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서 회장은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해보니 가격을 오리지널 대비 15% 인하하면 시장 점유율이 10% 정도 나오고 30~35% 인하하면 점유율이 30~40% 가까이 나온다는 걸 알게 됐다”며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 가격 설계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후발주자는 오리지널뿐만 아니라 우리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 15% 더 인하하는 것만으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지 못한다”면서 “(삼성이) 우리보다 30%는 더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램시마는 미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레미케이드’보다 15~20% 가량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데요. 그런 점을 감안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렌플렉시스의 가격을 오리지널 대비 절반 가까이 내려야한다는 얘기입니다.
서 회장은 “그런데 바이오시밀러는 생산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가격을 계속 내릴 수 없는데다 처방 데이터가 쌓여 의사와 환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서 퍼스트 무버(시장 개척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시장”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셀트리온은 램시마를 비롯해 트룩시마와 허쥬마를 시장에서 가장 먼저 출시하거나 준비하고 있다”며 “가장 먼저 출시하지 않은 난소암 치료제 아바스틴의 경우 약값이 비싸 보험 처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할 때 제조원가를 최대한 낮춰 뒤늦게 출시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이만하면 완벽한 전략이지 않냐”며 “우리가 바이오시밀러를 가장 먼저 시작했는데 이 정도 이점은 있어야지”라고 호탕하게 웃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에는 경쟁사를 격려하는 ‘훈훈한’(?) 장면도 연출했습니다. “후발주자들도 열심히 하고 우리도 앞서나가아죠. 한국인은 혼자만 잘되려고 하는게 단점인데,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 모여서 융합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이죠. (끝) /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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