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태블릿은 살아 있다

입력 2017-08-03 09:35   수정 2017-08-03 10:26

애플, 아이패드 판매호조에 2분기 '깜짝 실적'
저가형, 교육용으로 각광



애플이 태블릿PC인 아이패드의 판매 증가로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 '지는 해' 취급을 받았던 태블릿 시장이 다시봐야 하는 '꺼진 불'이었던 셈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2분기 매출액은 454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대비 7% 증가했고, 시장의 예상치인 449억달러를 웃돌았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4103만대로 어느 정도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반전은 아이패드에 있었다. 아이패드는 2분기에만 1142만대가 팔려 시장의 전망치인 903만대를 뛰어 넘었다. 아이패드가 전년비 판매 증가세를 보인 건 14분기 만이다. 판매실적은 전년동기대비 15%, 전분기대비 28% 늘어났다.

애플이 지난 3월 9.7인치 아이패드를 329달러(43만원)부터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을 당시만 해도 시장 안팎에서는 부정적인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이른바 '반값 아이패드'가 발표됐을 시기였다. 태블릿 PC 시장에 대한 회의론과 함께 애플의 '고육지책', '마지막 카드', '콧대가 꺾였다' 등의 따가운 눈총이 쏟아졌다. 하지만 아이패드가 2분기 실적에 큰 기여를 하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게 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패드는 교육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판매가 늘어났다"며 "학교나 월마트, 시스코와 같은 기업용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북미 교육시장을 중심으로 아이패드의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컴퓨터의 코딩을 가르치는데 아이패드를 활용하는 비중이 늘어난 데에 따른 것이다.

교육용 판매 호조는 우연이 아니다. 애플은 아이패드를 교육용으로 활용하도록 하기위해 수년전부터 철저히 준비해온 터였다. 아이패드를 파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툴도 같이 개발했다.

애플은 1994년부터 아이패드를 교육현장에 도입하는 전문가인 ADE(Apple Distinguished Educators)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아이패드에는 교육을 위해 기본 앱이 탑재된다. 여기에 교육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앱의 수는 17만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도 태블릿PC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내년부터 초·중등 과정에 순차적으로 '코딩(coding) 교육'이 의무화되면서 교육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태블릿PC는 교육 시장 정도에서만 명목상으로 유지하는 수준이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며 "저가형 태블릿PC에 대한 수요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교육, 과학, 완구, 예술 등의 분야에서는 코딩교육과 관련된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앱들 대부분은 태블릿 PC용으로 제작되고 있다. 브릭으로 널리 알려진 레고코리아도 최근 코딩 교육이 가능한 태블릿PC 전용 앱을 공개하는 등 교육용 앱 개발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편 국내 전자회사들도 자주는 아니지만 태블릿PC를 출시하고 있다. 애플이 주력하고 있는 '교육용' 보다는 영화감상, 음악듣기 등 '휴대용 멀티미디어용'으로 수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신제품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S펜’이 포함된 프리미엄 태블릿 ‘갤럭시 탭 S3(Galaxy Tab S3)’를 판매중이다.출고 가격은 LTE(롱텀에볼루션) 모델이 85만9000원, 와이파이 모델이 69만9000원이다. 색상은 블랙, 실버 두 가지다.

LG전자는 LG유플러스 전용으로 ‘G패드 IV 8.0 FHD LTE’를 내놓은 바 있다. 8인치 화면에 무게가 콜라캔 1개와 비슷한 290g의 소형이다. 출고가는 35만2000원이며 ‘플러스 팩’을 태블릿에 내장된 LG 스마트월드 앱에서 8만2000원에 판매중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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