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인기지역 무주택자 '관심'
건설사는 '실수요 마케팅' 전환
[ 설지연/김진수 기자 ]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에서 1순위 자격 강화(청약통장 가입 후 2년 및 납입횟수 24회) 등 청약제도 정비에 나서면서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분양형 공공주택(신혼희망타운)을 건립하는 등 내 집 마련 문턱도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청약 시장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지난 2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DMC 에코자이’ 아파트는 416가구 모집에 8216명이 접수해 평균 19.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59C㎡ 타입은 6가구 모집에 531개 청약 통장이 몰리며 89 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6·19 대책’ 이후 서울에서 분양한 ‘신길 센트럴자이’(평균 57 대 1), ‘DMC 롯데캐슬 더퍼스트’(평균 38 대 1)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경쟁률이라는 평가다.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공급하는 단지로 주목받은 경기 성남시 ‘성남 고등 호반베르디움’ 아파트도 평균 22 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당해 지역에서 마감됐다. 518가구 모집에 1만1389명의 성남시민이 청약 통장을 던졌다.
서울 성수동의 초고층 고급 주상복합단지인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는 1순위 277가구 모집에 584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경쟁률 2.1 대 1을 나타냈다. 15개 타입 중 7개 타입이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건설·부동산 연구위원은 “하반기 서울 잠원동, 공덕동,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등 인기 주거지역에서 공급 예정인 물량이 많다”며 “대책이 나왔지만 입지가 좋은 곳엔 여전히 실수요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건설사들은 이번 대책을 기점으로 프리미엄(웃돈) 투자를 부추기는 ‘가수요 마케팅’에서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를 찾아나서는 ‘실수요 마케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전용 85㎡ 이하 주택의 가점제 비율이 100%로 높고 가점제 당첨자의 재당첨이 전국에서 2년간 제한되기 때문이다. 또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양도세도 강화돼 투자자가 청약받을 확률이 낮다. 장영호 씨엘케이 사장은 “민영주택의 예비 입주자 선정 때도 가점제를 우선 적용하는 등 실수요자를 위한 청약제도가 정비되는 상황”이라며 “실수요자에게 분양 단지의 장점과 미래 가치를 알리는 마케팅을 적극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서 처음 선보인 신혼희망타운도 실수요자 기반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당장 과천지식정보타운 위례신도시 등 수도권 노른자위 땅에서 3만 가구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임대주택뿐 아니라 공공분양 주택이 포함된 것도 눈여겨볼 만한 내용이다. 대형 건설사 분양팀장은 “신혼희망타운은 신혼부부가 중대형 아파트 실수요자로 옮겨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지연/김진수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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