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빈치 독점 구조 깨 수술비용 크게 낮출 듯
신촌세브란스와 '협업'…해상도 등 다빈치 앞서
[ 임락근/이지현 기자 ]
미래컴퍼니의 수술로봇 레보아이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국산 내시경 수술로봇 시대가 열렸다. 그동안 국내 내시경 수술로봇 시장은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가 독점했다. 레보아이의 등장으로 독점 구조가 깨지면 수술 가격이 내려가 로봇수술이 대중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봇 개발자 찾아가 삼고초려
미래컴퍼니가 레보아이 개발을 시작한 것은 2007년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장비를 주력사업으로 하던 이 회사는 수술로봇 시장 잠재력을 보고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개발을 결정했다. 여러 개의 팔을 움직여야 하는 수술로봇은 의사의 조작대로 로봇 팔이 정밀하게 움직하는 것이 핵심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를 제작하던 미래컴퍼니는 제어계측 분야 기술 역량에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수술로봇 장비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았다.
이때 손을 내민 이가 윌리엄 페이니 미국 퍼듀대 공대 교수다. 미래컴퍼니는 삼고초려 끝에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게리 굿하트 인튜이티브서지컬 창업자와 함께 로봇 개발을 한 페이니 교수의 도움을 받아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신촌세브란스병원도 힘을 보탰다. 2015년 동물실험부터 지난해 임상시험까지 제품 개발의 상당부분이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이뤄졌다. 나군호 신촌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레보아이는 다빈치에 뒤떨어지는 점이 거의 없고 해상도 등 영상기술 측면에서는 오히려 앞선다”고 했다.
◆로봇수술 대중화 시대 열리나
신촌세브란스병원은 2005년 다빈치를 도입해 국내 로봇수술 시대를 열었다. 로봇수술은 전립샘암 등 비뇨기과 수술, 인공관절수술 등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내시경을 활용한 복강경, 관절경 등의 수술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다빈치 로봇이 시장을 독점하다 보니 수술비용이 700만~1200만원으로 비싸다. 다빈치 가격이 20억~30억원으로 비싼 데다 유지비 등으로도 적지 않은 비용을 병원이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레보아이가 판매되면 다빈치 독점구조가 깨져 로봇수술비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의사들과 국산 수술로봇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의사들은 세계에서 로봇수술을 가장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다빈치 로봇수술은 비뇨기과와 산부인과 수술에 집중됐지만 한국은 달랐다. 국내 외과의사들은 상하부 위장관, 내분비외과 등에서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 기법을 개발했다. 현재는 해외 의료진이 로봇수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
◆커지는 수술로봇 시장
세계 수술로봇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5년 기준 4조5824억원 규모인 세계 수술로봇 시장은 매년 12.1%씩 커져 2021년 9조6413억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에 3700여 대가 보급된 다빈치의 세계 수술로봇시장 점유율은 82%에 이른다. 뇌 척추 수술로봇인 메드트로닉, 브레인랩 제품이 뒤를 잇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의료용 로봇 제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월 인공관절 수술로봇 티솔루션원 판매 허가를 받은 큐렉소는 지난달 28일 부산센텀병원에 첫 제품을 설치했다. 고영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식약처로부터 뇌 수술 보조로봇 제조 인증을 받았다.
임락근/이지현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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