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상에 '강경파' 오노데라 내정
"개헌 일정은 미정" 한 발 물러서
[ 박상익 기자 ] 각종 정치 스캔들로 위기에 몰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3일 개각을 단행했다. 내각 19명 중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 5명이 유임됐고, 8명은 내각 경험이 있는 인물로 채워졌다. 기존 인사 재등용으로 개혁보다는 안정을 중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외무상에는 중의원에 일곱 번 당선된 유력 정치인인 고노 다로 전 행정개혁담당상이 기용됐다. 고노 신임 외무상은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로 유명한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 아들로 위안부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일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고노 외무상이 취임하자마자 “한·일 위안부 합의는 꾸준히 이행돼야 한다”며 재교섭을 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드러내면서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해외 파병 자위대 보고문서 은폐 의혹으로 사임한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 후임에는 강경파로 분류되는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방위상이 같은 자리로 복귀했다. 북한 미사일 기지 공격을 염두에 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론을 주장한 군사 강경파 인사다.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은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책 결정이나 예산 배분과 관련된 당 업무를 총괄하는 요직 중 하나다. 당내 주요 파벌인 ‘기시다파(派)’ 소속 의원 4명이 이번 내각에 참여해 그의 입지가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베 총리는 이날 개각 기자회견에서 “(개헌) 일정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내용의 개헌안을 강하게 추진하던 기존 태도에서 돌아선 것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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