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 "귀국편 항공기, 면세품 판매수익 타격" 반발
[ 이수빈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가 4년 만에 다시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추진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항공사에 비상이 걸렸다. 귀국편 항공기에서 면세품을 판매하는 항공사는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면 판매수익에 타격을 입는다. 항공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3일 세종시에서 공항 주관부처인 국토교통부 주재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들과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 관련 회의를 열었다.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홍콩 싱가포르 등의 공항과 경쟁하기 위해선 인천공항에도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해야 한다는 게 공사 측 주장이다. 공사는 2003년부터 여섯 차례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추진했지만 번번이 관세청 반대에 부딪혔다. 관세청 관계자는 “면세점 판매는 수출로 집계돼 세율 우대를 받는데 입국장 면세점 판매는 수출로 집계할 수 없어 세법상 문제가 생긴다”며 “우범자가 입국할 때 입국장 면세점으로 들어가버리면 추적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 기획재정부가 관세청 손을 들어주면서 여섯 차례 모두 무산됐다. 공사 측은 과거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발의했던 의원 91명 중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한병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정무비서관 등이 이번 정부 요직에 있어 이번엔 입국장 면세점 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면 기내 면세품을 사는 소비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두 항공사가 기내면세품 판매로 올리는 매출을 한 해 3300억원가량으로 추정한다.
공사 측은 윤영일 국민의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입국장 면세점 사업권을 중소기업에만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사 측이 제시하는 임대료 300억원을 중소기업이 감당하긴 힘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출국장 중소기업 공항면세점인 삼익, 엔타스, SM면세점 임대료는 각각 210억원, 118억원, 237억원이다.
인천공항공사가 올해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인건비가 급증하자 임대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입국장 면세점을 추진한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임대료 수입 등 상업수익은 인천공항공사 수익의 56%를 차지했다.
국회의원들이 관세법 개정안을 발의하면 관세청은 이 안건을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올려 의견을 낼 계획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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