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 절벽’에 충격 받은 예비교사들이 4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만나 “1년 앞도 못 내다보는 정책이 정상적이냐”고 따졌다. 교육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갖고 “졸업하는 교대생은 100% 뽑아달라”고도 했다. 전날 교육청이 발표한 서울지역 ‘공립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 선발예정 인원’이 지난해 846명에서 올해 105명으로 줄어든 데 따른 반발이다.
교육당국의 수요정책 실패다. 작년 서울의 초등교사 임용시험 적정 선발인원은 400명 수준이었으나 실제로는 두 배인 813명을 뽑았다.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학교에 부임하지 못하는 미발령자가 급증했다. 2015년 초등교사 미발령자 ‘제로’였던 서울은 불과 2년 만에 1000여명까지 늘어났다. ‘임용 적체’ 해소가 최우선과제가 됐다. 전국적으로 3800명 이상의 미발령자가 쌓였다. 전국 시·도교육청이 올해 초등교사 선발인원을 대폭 축소한 배경이다.
서울교육청은 “일자리 창출을 내건 이전 정부의 무리한 요구로 실수요보다 많이 뽑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대생들은 “지난 정부 핑계 대지 말라”는 피켓을 들었다.
서울교대 학생대표 박한솔 씨(22)는 조 교육감과의 면담에서 “정책 실패 책임을 왜 학생들에게 떠넘기나. 임용시험이 채 100일도 안 남았는데 실업자가 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같은 대학 윤리교육과 4학년 홍미선 씨(22)도 “서울에서는 10년 넘게 연평균 800명 이상 초등교사를 선발했다. 올해와 같은 극단적 인원 감축에 대한 어떠한 예고도 없었다”며 “당국은 교대생 선발에 책임을 지고 교사가 될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1월11일 임용시험에 응시할 교대 4학년은 500명 내외. 전영석 서울교대 교무처장은 “서울교대 학생 400여 명에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한국교원대의 서울 T.O(정원)를 합치면 그 정도 된다”고 귀띔했다. 교대 측 주장대로 500명을 뽑으면 작년 선발인원의 60% 수준이다. 그럼에도 서울교육청이 예고한 인원과는 400명 가까이 차이가 난다.
☞ 교대생들 "1년 앞도 못 보나"…'임용절벽' 집단 항의
김봉구/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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