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소재·화학 종목
덜 오른 가치주 주목할 만
[ 은정진 기자 ] 코스피지수가 8개월간 이어온 상승랠리를 멈추고 지난 3일 급락하는 등 최근 다소 어수선한 흐름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조정 구간에 들어왔다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 7월 말께 발생한 조정이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한 급격한 조정이었던 반면 3일 나타난 하락장은 전 업종에 걸친 전반적인 조정이라는 분석들이 하반기 증시 조정설의 근거가 되고 있다.
○조정기간 단기에 그칠 것
현 구간의 증시 조정은 길게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첫 번째 근거는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이다. 2분기 실적 발표 시즌 결과 다수의 기업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현 구간의 증시 조정은 실적을 기반으로 한 국내 증시의 탄탄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크게 훼손할 요인이 아니다. 오히려 세법개정안 발표, 부동산 대책, 북핵 및 북한 미사일 문제 등 증시 외부적인 요인들로 인한 변동성 확대로 볼 수 있다.
현재의 변동성 확대를 긴 조정 추세로 보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세계 주요 증시의 견조한 흐름을 꼽을 수 있다. 국가별로 정책당국을 통한 강력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만들어진 유동성의 힘이 현재 세계 증시를 떠받치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국내 주식시장은 성장통을 앓는 정도라고 판단한다. 단기적으로 2340 전후 구간에서 저점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8월 장세는 전반기엔 약세를 보이다 후반기에 상승 반전하는 ‘전약후강’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비철금속 및 소재·화학주 주목
단기 조정 가능성이 커진 만큼 그동안 많이 오른 IT업종 등 주도주에 대한 미련보다는 비철금속과 소재 및 화학주 등 저평가 가치주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그중 풍산의 흐름을 눈여겨볼 만하다. 이 회사는 구리로 관이나 판 등의 제품을 만든다. 석유화학 원재료만큼이나 일상생활에 널리 쓰이는 구리는 실물경기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양적완화라는 극단적 조치가 처해질 만큼 세계 실물 경기가 침체되면서 실수요 역시 늘지 않았다. 최근 전 세계 구리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빠른 경기회복세가 실수요 회복을 이끌고 있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6.9%)을 비롯해 6월 산업생산 증가율(7.6%), 상반기 누적 고정자산투자 증가율(8.6%) 등이 모두 기대치를 웃돌았다. 중국 정부가 약 2년여에 걸쳐 소재산업 전체 과잉공급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반면 최대 구리 생산지인 칠레와 페루의 파업과 인도네시아의 정광(불순물을 제거해 순도를 높인 광물) 수출 제한 조치로 공급엔 차질을 빚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급 불균형에 따라 구리의 t당 가격이 2분기 5691달러에서 3분기 5836달러, 4분기 5937달러로 점차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리의 가격 반등은 관이나 판 등의 제품 가격을 상승시켜 회사 매출을 끌어올릴 것이다.
LG화학도 묵직한 대형주라는 편견을 뒤로 하고 33만원 선이라는 무거운 저항선을 돌파해 순항 중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2차전지나 배터리 시장에서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주목받아왔다. 올해는 중대형전지 사업을 통한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코발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배터리 업체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LG화학은 소형 전지분야에서 이미 코발트 가격 상승분을 판가 인상으로 반영했고 중대형전지 또한 판가 인상을 논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보다 지난해 대비 수주 규모가 3~4배 이상 확대될 가능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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