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출판사 공생에 역점…인수절차는 11월께 마무리
'어음결제'가 부도 여파 키워…100% 현금결제 원칙 지킬 것
[ 심성미 기자 ] “송인서적과 거래하는 500개의 개성있는 독립·동네서점은 인터파크도서를 통해 각종 마케팅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겁니다. 동네서점 매출은 오르고 인터파크는 출판 유통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갖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7일 서울 삼성동 인터파크에서 만난 주세훈 인터파크 도서부문 대표는 “이번 송인서적 인수를 통해 출판계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2위 서적도매업체인 송인서적이 갑작스러운 부도를 낸 지 7개월 만인 지난달 24일 서울회생법원은 인터파크를 송인서적의 최종인수예정자로 선정했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끝나는 오는 11월께 인터파크는 송인서적 지분 55%를 갖게 된다.
송인서적의 부도는 ‘후진적 출판유통 관행’ 그 자체를 보여줬다. 45%의 지분을 갖게 된 출판계는 송인서적의 회생을 계기로 그간의 유통 관행을 대폭 수정하길 원했다. 이날 출판계 양대 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와 한국출판인회의, 인터파크가 출협 강당에 모여 ‘송인서적 경영정상화를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송인서적 경영정상화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주 대표는 “위원회에는 출판계와 서점업계, 인터파크, 송인서적이 공동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위원회를 통해 인터파크는 송인서적 경영 비전을 제시하고, 출판계 역시 출판 시장 선진화를 위한 여러 아이디어를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 대표가 송인서적 인수 계획에서 강조한 것은 ‘O2O(online to offline:온·오프라인 연계) 전략을 통한 동네서점 활성화’다. 송인서적과 거래하던 1000여 개서점 중 500개는 거래를 재개했다. 인터파크는 관리가 허술했던 동네서점의 판매 정보와 마케팅 데이터베이스를 인터파크와 연동하겠다는 계획이다.
주 대표는 “최근 책에 대한 전문지식이 뛰어나고 출판문화를 아끼는 이들이 동네서점을 많이 열고 있다”며 “뛰어난 큐레이션 능력으로 개성있는 책을 소개하고 있지만 지역 상권의 한계나 마케팅 능력 부족으로 이를 알릴 기회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거점지역 데이터를 이용해 인터파크도서 사이트에서 소비자가 있는 곳 인근 동네서점의 독특한 큐레이션 정보나 이벤트를 소개하면 동네서점 매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서울 관악구에 사는 A씨에게 ‘인근 동네서점에서 B라는 책을 구매하면 저자와의 만남에 초청받을 수 있다’고 알리는 마케팅이 가능하다.
O2O 전략을 공개하자 출판계 일부에서는 “인터파크가 동네서점을 프랜차이즈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주 대표는 “인터파크는 각 동네서점의 개성있는 큐레이션과 마케팅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2000개 동네서점에 모두 인터파크의 색을 입힌다면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인서적 부도 여파를 키운 주범은 ‘어음 결제’였다. 도매업체인 송인서적은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전국 서점에 배포한 뒤 출판사에 3~7개월짜리 어음을 끊어줬다. 그중엔 ‘문방구 어음’도 있었다. 주 대표는 “앞으로 100% 현금 결제를 원칙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점에도 현금 결제를 유도할 예정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인터파크는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을까. 주 대표는 “온라인 서점인 인터파크도서는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를 만날 기회가 적었다”며 “2700만 명의 인터파크 회원은 다양한 오프라인 접점에서 책을 만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동네서점은 인터파크 플랫폼을 마케팅 노출 공간으로 쓰고, 독자는 그곳에서 정보를 얻어 동네서점에서 책을 직접 보고 구매하는 등의 다양한 독서 경험을 얻으면서 인터파크가 유통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카카오톡 채팅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2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