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정계 은퇴하라는 거냐" 출마 고수
이상돈 "안철수 나르시시즘만 남았다" 직격탄
비대위, 결선투표제 도입…당 대표 경선 '또다른 변수'
[ 김기만/김소현 기자 ] 국민의당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찬반으로 첨예하게 갈라졌다. 양측이 벼랑 끝 세 대결을 벌이며 ‘심리적인 분당’에 이르렀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상돈 의원은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패배의 책임으로 사퇴한 박지원 전 대표보다 (대선 후보였던) 안 전 대표의 책임이 100배 더 크다”며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안 전 대표 덕분에 당선됐다고 그를 돕기 위해 나서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안 전 대표가) 대선 패배 직후 다음 대선에서 50%가 넘는 득표를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깨끗한 정치나 겸손한 이미지는 다 사라지고 터무니없는 나르시시즘(자기애)만 남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지난 3일 조배숙 주승용 의원 등 12명과 함께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안 전 대표는 “출마 번복은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대표 선거를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서울 노원구 시·구의원 및 당원들과 만나 “당이 지금처럼 낮은 지지율에 머물면 좋은 인재를 구하지 못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며 “지지율과 국민의 관심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 다행히 제 출마 선언을 기점으로 당 지지율도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당내 불출마 요구에 대해 “지금 저에게 나가지 말라는 것은 정계 은퇴를 하라는 것과 같다”며 선을 그었다. 이 의원과 조배숙, 장병완, 황주홍 의원 등 탈당 반대파 의원 4명은 이날 저녁 안 전 대표를 만나 출마 철회를 설득했지만 의지를 꺾지 못했다. 조 의원은 “벽에다 대고 이야기하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이 비상상황인데 가만히 있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며 “집에 불이 났는데, 불 끄는 데 제가 동참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결선투표제 도입을 포함한 전당대회 규칙을 의결했다. 당대표 선출을 위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다득표자 2명을 두고 결선투표를 한다. 1차 투표는 27일 전대에서 하고, 결선투표는 9월1일 이전까지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재투표한다.
결선투표 도입은 당대표 선거에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당권 주자인 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 측은 결선투표에서 안 전 대표의 반대세력을 규합해 판세를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계산이다. 안 전 대표 측은 압도적인 ‘지지층 결집’으로 1차 투표에서 승리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김기만/김소현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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