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유전학 창시자로 재평가 받는 우장춘 박사

입력 2017-08-08 20:24   수정 2017-08-09 06:26

나팔꽃 유전연구 기록 공개돼


[ 박상용 기자 ]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고(故) 우장춘 박사(1898∼1959·사진)의 ‘나팔꽃 연구 기록물’이 80여 년 만에 일반에 공개된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1930년대 우 박사의 나팔꽃 연구물 등 관련 기록물 713점을 오는 10일 공개한다. 이 기록물은 우 박사의 유가족이 보관해온 자료로 일반에 공개한 적은 없다. 유가족은 해당 자료들이 학계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2015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기증했고 과학원은 자료의 영구 보존을 위해 기록원에 재기증했다.

기록원은 나팔꽃 조사야장(작업일지) 26권과 실험기록(연구 노트) 13권, 일본 문헌(서적) 14권, 나팔꽃 표본(압화판·그림 등) 644점, 문화포상증(1959년 수여)과 사진 16점 등을 기증받았다. 나팔꽃 작업일지는 잡종 식물들이 어떤 종의 게놈으로 구성됐는지 밝혀낸 자료로, 그가 일본 도쿄대에서 박사 논문을 작성하면서 만들어진 연구물이다. 당시 화재로 자료 일부가 불에 타 그는 끝내 해당 논문을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록물이 공개되는 10일은 우 박사가 타계한 지 58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는 1936년 배추속(屬) 식물의 게놈 분석을 한 ‘종의 합성’으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세계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선 ‘한국 세포유전학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계기가 됐다. 해방 이후 타계할 때까지 부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 등을 맡으며 한국 농업 부흥에 힘썼다. 배추 종자의 혁명으로 불리는 ‘원예 1호’와 제주 감귤, 강원 대관령의 병 없는 씨감자가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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