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담배', '미래형 담배'로 불리는궐련형 전자담배 경쟁이 국내에서 본격화된다.
지난 6월 필립모리스가 '담배업계의 아이폰'이라고 불리던 아이코스를 국내에 내놓은 데 이어 오는 10일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도 '글로'를 내놓고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뛰어든다.
◆BAT, '글로' 출시…필립모리스와 격돌
9일 업계에 따르면 BAT는 10일 궐련형 전자담배인 '글로' 국내 출시를 공식 발표한다.
글로는 아이코스 처럼 특수 연초인 히츠(HEETS)를 불로 태우는 것이 아니라 열로 가열해 찌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연초를 태우지 않고 찌게 되면 연기 대신 증기가 발생하는 데다 태우지 않아 재와 냄새가 전혀 없다는 게 특징이다.
가열하는 기술에는 차이가 있다. 아이코스가 블레이드라고 불리는 칼날이 히츠 안으로 삽입돼 안에서부터 밖으로 쪄내는 방식이라면 글로는 360도 원통형 삽입구에 히츠를 꽂아 밖에서 안으로 찌는 방식이다. 기술과 비용의 차이일 뿐 맛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두 회사는 이미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놓고 경쟁하는 중이다.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는 현재 전 세계 25개국에서 200만명 이상의 성인 흡연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지난해에만 300만개를 팔았다.
아이코스는 일본 담배시장에 나온지 2년여 만에 점유율을 9%대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추가 생산에 들어간 상태다.
BAT 글로는 일본, 캐나다, 스위스에서 출시했다. 가장 먼저 출시한 일본 센다이 지방에서 글로 역시 점유율을 9%까지 끌어올렸다는 게 BAT 측 설명이다. 일본 내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에는 도쿄, 오사카, 미야기 지역까지 판매를 확대했다.
국내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가 빠른 속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코스는 서울에 이어 지난 7월 부산, 대구 등 지방에 전용 스토어를 열며 판매망을 확대했다. 이달에는 광주에도 문을 연다.
편의점에서도 CU와 미니스톱, 세븐일레븐, 이마트위드미 등 총 2500여개 매장에서 아이코스 히츠를 판매한다.
국내에서도 역시 기대 이상의 반응으로 공급 부족이 빚어지고 있다.
아이코스 서울 전용 스토어인 광화문점과 가로수길점에는 출시 초 아이코스를 사기 위한 행렬이 늘어섰다. 일부 매장에서는 아이코스 전용 연초인 히츠의 품귀현상도 벌어져 1인당 판매량을 제한하기도 했다.
BAT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가열기 역할을 하는 전자기기와 연초인 히츠가 한 세트다. 전자기기를 구매한 뒤 갑당 4300원 안팎에 판매되는 히츠를 전용 스토어나 편의점에서 구매하면 된다.
현재 일본에서도 12만원대에 판매되는 아이코스와 달리 글로는 8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연초인 히츠 가격은 같다.
◆세금 형평성·담배 유해성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
과세 형평성 문제와 유해성 조사 이슈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뛰어넘어야 할 산이다.
아이코스 연초인 히츠는 20개들이 한 갑에 4300원으로 일반 궐련형 담배보다 가격이 낮다. 같은 담뱃잎을 사용하고도 일반 궐련이 아닌 '연초 고형물을 사용한 전자담배'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일반 궐련형 담배에는 20개비 한 갑당 담배소비세 1007원, 건강증진부담금 841원, 지방교육세 443원, 개별소비세 594원, 부가가치세 433원 등이 붙는다. 담배 한 갑 가격(4500원)의 약 75%가 세금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은 담배소비세, 건강증진부담금 등에서 일반 궐련 담배보다 훨씬 낮은 세율을 적용 받는다.
유해성 조사 결과도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증기 속 유해물질은 기존 궐련형 담배와 비교해 유해 화학물질이 평균 90~95% 적게 포함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흡연자들이 일반 궐련 담배에서 아이코스로 바꾸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반면 의료업계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유해성을 줄였다고 해도 100% 안전하다고 단언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조사에 착수한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식약처는 발암물질인 니코틴과 타르 등 2개 유해물질이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과정에서 얼마나 나오는지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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