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소비의 확산으로 의류보다는 액세서리 쪽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주요 패션업체들마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앞세워 액세서리 제품을 확대하고 나섰다.
스튜디오 톰보이는 지난해 브랜드 이름을 리뉴얼하면서 액세서리 부문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올해 봄·여름 시즌 제품으로 디자인과 기능성을 겸비한 10~20만원대 가죽 가방을 대거 내놨다.
아이올리 자회사 랩코리아도 올해 편집숍 랩에 액세서리를 확대할 계획이다. 4만원대인 미니 크로스백, 숄더백등이 젊은 여성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평안앨엔씨가 운영하는 PAT는 가방 브랜드 라이노의 온라인몰을 통해 젊은 층을 노리고 있다. 라이노는 일부 PAT 매장에서 선보였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지난해 말 단독 온라인몰을 열었다.
의류에 주력해온 패션업계가 액세서리를 강화하는 이유는 성장 여력이 남아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이후 국내 패션시장은 1~2% 성장에 그친 반면 잡화시장은 5~10% 성장했다. 지난해 잡화시장 규모는 2조7991억원으로 추산된다.
스튜디오 톰보이 경우 올해 상반기 가방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100% 실크 소재 쁘띠 스카프 매출도 40% 늘었다.
한발 앞서 액세서리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도 매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LF가 2010년 론칭한 질스튜어트액세서리는 2014년부터 매년 20~30%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었다. 로젤라 프리즘 백 숄더백 라인, 쇼퍼홀릭 등 가방류와 지갑류가 고르게 팔린 덕분이다.
삼성물산의 빈폴액세서리도 리빙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판매가 좋은 편이다. 북유럽풍의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을 적용한 키티버니백은 17만원~20만원 대 가격에도 불구하고 두 달 만에 3000개 가량 팔렸다.
회사 관계자는 "키티버니백은 시즌성으로 내놓은 제품이었는데 판매가 꽤 좋았다"며 "일부 제품은 완판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LF와 삼성물산은 하반기 액세서리 부문에 더욱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LF는 걸그룹 AOA의 멤버 설현과 다이아 멤버 정채연을 모델로 기용해 고객 연령대를 확대한다. 삼성물산은 빈폴액세서리를 통해 자동차 소재를 활용한 새로운 가방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보영 LF 액세서리 부문장 상무는 "소비자들이 의류보다는 가방, 모자 같은 액세서리 소비를 늘리는 추세"라며 "특히 액세서리 아이템은 가치소비의 경향이 짙은만큼 경기와 무관하게 수요가 꾸준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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