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내가 간다, 일본 취업"

입력 2017-08-09 18:27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지난주 도쿄에서 열린 ‘한국 인재 채용상담회’(KOTRA 주최)에 48개 일본 기업이 참가했다. 트랜스코스모스 등 정보기술(IT) 회사가 절반이나 됐다. 이 자리에서 채용 면접을 본 한국 청년 구직자는 150여 명. 오사카에서 열린 채용세미나에서도 가와사키중공업, 도요보 등 45개 사가 한국 젊은이들과 만났다. 이런 프로그램으로 KOTRA가 일본 기업에 연결한 취업자는 지난해에만 138명. 올해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 젊은이들을 만나러 한국을 찾는 기업도 많다. 최근 코엑스에서 개최된 채용박람회에 일본 기업 50개 사가 부스를 열었다. ANA항공, 스미토모은행, 하쿠호도, 다이이치생명 등 유명 회사였다. 이들은 2380명의 지원자 중 450명을 최종 면접자로 선발했다.

일본 기업들이 한국 인재를 찾아나서는 것은 생산을 늘리고 싶어도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채용할 사람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취업률은 올 상반기 97.6%에 이른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중견기업들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첨단기술 분야는 더하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외국인 고용현황에 따르면 한국인 취업자는 지난해 말 현재 4만8000여 명이다. 전체 외국인 노동자 108만여 명 가운데 중국(34만), 베트남(17만), 필리핀(12만), 브라질(10만), 네팔(5만)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다. IT 업종 외에 호텔이나 면세점 등 관광분야 수요도 늘고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관련 일손도 모자란다.

급여는 얼마나 될까. 지난해 종업원 10명 이상 사업장의 첫 월급은 평균 20만3440엔(약 210만원)이다. 세율이 다소 높고 물가 차이도 있지만 근로조건은 좋다. 야간근무나 휴일 특근이 적고 쉬는 날이 많다. 직장인 연평균 근로시간이 한국 2273시간(한국노동사회연구소, 2015년)보다 544시간 짧은 1729시간이다.

일본 취업 경로는 다양하다. 기업 채용상담회 외에 각종 연수기관과 한국계 파견 회사를 통한 입사 방식도 있다. 파견직으로 2~3년 경력을 쌓은 뒤 높은 몸값으로 이직하기도 한다. 면세점 인턴으로 출발해 정직원이 되거나 아르바이트생을 거쳐 취업한 사례도 많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일부 기업은 수당 없이 야근을 종용하기도 한다. 확실한 목적의식을 갖고 직무 관련 지식과 최소한의 어학능력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그나마 파독 광부·간호사와 중동 근로자, 원양선원 등 열악했던 과거에 비하면 좋은 조건이다. 좁은 땅에서 북적거리는 것보다 해외에서 길을 찾는 젊은이가 많을수록 국가 미래도 밝다. 마침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도 일본 IT취업 교육과정 지원 신청을 13일까지 받는다고 한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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