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마시며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밤

입력 2017-08-1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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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 8월의 한가운데, 맥주를 마시며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행사가 열립니다. 11일 교보문고가 주관하는 ‘심야책방’ 이벤트 입니다. 이 행사에서는 산토리 프리미엄 몰트를 마시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 장편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 1,2’를 읽는다고 합니다.

사실 맥주와 하루키의 조합은 사실 하루키의 팬이라면 낯설지 않습니다. 하루키가 소문난 맥주 애호가이기 때문이지요. 하루키의 팬들은 오랫동안 그의 작품을 ‘맥주를 부르는 소설’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시도 때도 없이, 일상 속에서 맥주를 즐기곤 합니다. 직접적인 표현도 자주 등장합니다. 소설≪태엽감는 새≫ 속에는 ‘하루 끝자락에 마시는 차가운 맥주야말로 삶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지도 몰라’'라는 구절이 등장합니다.

그의 자전적 에세이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에서는 맛있는 맥주 한잔을 위해 마라톤을 하는 그의 모습도 그려집니다. ‘기록이야 어찌되었던 42㎞를 다 뛰고 난 뒤에 벌컥벌컥 단숨에 들이마시는 맥주의 맛이란 그야말로 최고다. 이 맛을 능가할 만큼 맛있는 것을 나는 달리 떠올릴 수가 없다. 그러나 대개 마지막 5㎞ 정도는 “맥주, 맥주”하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면서 달리게 된다. 이렇게 가슴 속까지 맛있는 맥주를 마시기 위해 42㎞라는 아득한 거리를 달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어떨 때는 너무 잔인한 조건인 듯 싶게 느껴지고, 어떨 때는 지극히 정당한 거래인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하루키는 오랫동안 맥주회사들로부터 광고모델로서 ‘러브콜’을 받아왔습니다. 그가 머무는 이탈리아 베네치아까지 와서 설득한 맥주 회사 직원도 있었다고 할 정도니까요. 광고 출연을 고사하던 그는 몇 년 전 삿포로 맥주의 광고 카피를 쓰는 걸로 대신했습니다.

‘심야책방’ 행사는 교보문고 합정점 내 B동 독서라운지에서 금요일 밤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열립니다. 가수 요조와 시인 오은이 작품을 낭독하는 북토크 ‘하루키를 읽는 밤’과 산토리를 즐기는 있는 ‘산토리 맥주의 밤’, 책방 선물 박스를 받을 수 있는 ‘선물이 있는 방’으로 구성된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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