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베이비붐 세대 '앙코르 커리어' 활성화해야

입력 2017-08-13 17:44  

은퇴 베이비부머 재취업 쉽지 않아
노년빈곤 나락으로 떨어지기 십상
귀농·귀촌 등 제2인생 뒷받침해야

이경섭 < 농협은행장 >



얼마 전 직장에서 퇴직한 동년배 친구들을 만나 오랜만에 젊은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대부분 은퇴 후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집에서 소일하고 있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들은 경제적 고도성장과 민주화 등 사회의 큰 변화를 주도한 베이비붐 세대다.

1955~1963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2016년 기준 약 708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9%를 차지한다. 이전 세대에 비해 학력 수준이 높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했으며 여가생활에도 관심이 많다. 부모 부양을 책임지는 마지막 세대이면서 동시에 자녀들에게서 부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이기도 하다.

2010년부터 은퇴하기 시작한 베이비붐 세대는 2020년이면 대부분 고령층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직장을 그만둔 후 연금이 나올 때까지는 일시적 ‘소득절벽’에 직면한다. 이 시기에 자녀 교육·결혼자금 등으로 많은 돈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많은 베이비부머들이 재취업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일자리 상황은 우호적이지 않다.

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장년층 노동시장 현황 및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장년층 고용률은 55.3%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재취업한 곳은 주로 임금 수준이 낮은 단순노무직으로, 젊은 시절 종사한 직업과 연관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의 질로 봤을 때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나이가 더 들면 쉽게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 율곡 이이는 인생의 3대 불행 중 하나가 ‘노년 빈곤’이라고 했다. 노년에 돈이 없으면 사회적 관계를 이어나가기 어렵고, 건강을 잃기도 쉽다는 것이다. 빈곤 노년층 인구가 많아지면 사회 활력이 떨어져 산업 경기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등 사회 전체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이후 삶을 개인에게만 맡겨둬선 안 된다.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모두가 노력한 것처럼 정부, 기업, 비정부기구(NGO)들이 힘을 모아 재취업 지원, 연금 복지시책 강화 등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 실행해야 할 때다.

다행인 것은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은퇴한 전문인력을 NGO와 사회적 기업에 연결해 사회공헌 일자리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일이다. 젊은 세대보다 연륜과 판단력이 앞서는 베이비부머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한다면 사회 전체적으로 직간접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돈도 벌고 가치 있는 일도 하는 ‘앙코르 커리어(encore career)’로 제2의 인생을 맞을 수 있다.

농협은행도 정부의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은퇴 준비 고객을 위한 ‘내 삶의 올백플랜’ 온라인 잡지를 발간하고 있다. 은퇴 설계 전문가가 알려주는 재무컨설팅, 건강, 여행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성공적인 귀농·귀촌도 지원한다. 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와 협력해 귀농 컨설팅과 단계별 귀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농산물 판매 채널 확보를 도와줘 농가 소득을 늘리는 등 성공적인 귀농 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무쪼록 필자를 포함한 베이비부머들이 행복한 노후를 차근차근 준비해 제2의 인생을 행복하게 즐길 수 있게 되기를 응원한다.

이경섭 < 농협은행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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