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해시태그로도 활용
[ 이수빈 기자 ]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가 1982년 선보인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는 제품명보다 ‘갈색병’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하다. 내용물이 변질되지 않도록 갈색 유리병에 에센스를 담아 판매해 붙은 별칭이다. 이 제품은 지금도 1분에 9병씩 판매되고 있다. 1987년 출시된 겔랑의 ‘메테오리트 파우더’도 ‘구슬파우더’라는 별칭이 원래 제품명보다 잘 알려졌다. 이 제품은 1년에 4만 개씩 팔려나간다.
화장품에 애칭을 붙여 홍보하는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들이 화장품의 원래 제품명보다 부르기 쉬운 애칭으로 입소문을 낸다는 데 착안한 것. 한 더마코스메틱(약국화장품)업체 대표는 “부르기 쉽고 재미있는 애칭은 기억에 잘 남기 때문에 상품 기획 단계부터 애칭을 고민한다”며 “입소문이 나기 위해선 상품명보다 애칭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라벨영은 자사 비누인 ‘쇼킹바디바’가 여드름을 잘 없애준다는 점을 홍보하기 위해 ‘드름비누’라는 별명을 붙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제품 홍보사진과 영상 등을 올리면서 드름비누라는 태그를 달았다.
이 제품은 헬스앤뷰티스토어 올리브영에 지난 3월 입점한 뒤 4개월 만에 매출이 22배 뛰었다. 라로슈포제의 ‘세로징크 미스트’의 별칭은 ‘기름종이미스트’다. 회사는 이 제품이 과도한 피지 분비를 조절해준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런 별명을 붙였다. SNS 인스타그램에는 14일 기준 ‘기름종이미스트’라는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물이 384개 올라와 있다. 원래 제품명인 세로징크 미스트(128개)보다 게시물이 많다. 올리브영에서 이 제품은 올해 2분기 매출이 1분기보다 5배 급증했다.
태전그룹도 라벤더, 유칼립투스 등 꽃에서 추출한 오일인 ‘백화유’를 수입해 지난달 올리브영을 통해 국내에 출시한 뒤 ‘에너지 오일’이라는 별명으로 홍보하고 있다. 매장 진열대에도 제품 앞에 ‘에너지 오일’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유칼립투스 특유의 향이 활력을 준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제품의 속성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애칭을 붙이면 애칭만 봐도 어떤 효과를 지닌 제품인지 바로 알 수 있다”며 “애칭을 붙이면 신제품이 매일 쏟아져나오는 화장품 시장에서 소비자 눈에 띄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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