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살충제 계란 파문을 놓고 여야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정부의 부실한 대처를 문제 삼았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 "자세한 내용은 파악중"이라며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한 상임위원들은 질의 시간을 이용해 류 처장에게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한 각종 현안 보고 및 대처 방안 강구를 요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식약처가 산란계 농가 조사 과정에서 부실조사를 했거나 사건을 고의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식약처의 검사 대상은 샘플 3000여건이라고 했는데, 실제 식약처의 조사 샘플은 60여건이라는 의혹이 있다"며 샘플 3000여건에 대한 데이터 조사결과 등을 요청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살충제 파동의 원인인)진드기는 여름에 조사해야 하는데, 4~5월, 9~10월 시원한 때 가서 조사했다고 하면 국민들이 믿겠나"라며 "함부로 조사하고 고의 은폐 의혹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살충제가 검출된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의 회수 여부를 놓고도 지적이 이어졌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남양주 농가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됐는데, 그 농가의 계란들이 다 어디로 갔나, 소매상으로 갔는가, 어느 동네로 갔냐"며 "남양주에서 계란이 어디로 유통됐는지, 서울인지, 남양주인지 알 수가 없다. 식약처가 한 일이 뭐냐"고 지적했다.
류 처장은 이에 "식약처 직원들이 총동원돼 추적하고 있다"며 "중간 유통처에서 공급된 물량은 다 수거했고 이미 국민들에게 판매된 계란에 대해서는 '08마리'라고 써 있는 계란을 먹지 말라고 홍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류 처장은 살균제 계란 파동과 관련, "식약처장으로서 이 사건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드린다"며 "부임한지 오래 되지 않아 막 내부를 점검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소현 기자 k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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