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V살롱콘서트' 진행하는 피아니스트 김정원
음악 본질 살리며 재밌게 전달…기획부터 캐스팅·사회 도맡아
백건우·임동혁 등 초대할 것
[ 김희경 기자 ] 국내 클래식 공연장을 찾는 관객은 얼마나 될까. 한 회 공연에 최대 2500명 정도다. 스타 연주자나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 등이 출연해 객석이 꽉 찰 때 얘기다. 대부분 클래식 공연엔 빈 자리가 많다. 절반이 차지 않을 때도 많다. 대중에게 클래식 음악회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피아니스트 김정원(사진)이 네이버에서 월 1회 여는 ‘김정원의 V살롱콘서트’에선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클래식을 연주하는 건 일반 음악회와 같다. 하지만 매회 평균 3만~4만명이 인터넷 생중계로 이 프로그램을 즐긴다. 직접 공연을 보려는 신청자도 매회 수백여 명에 달한다. 콘서트가 열리는 공간(서울 이태원 스트라디움)에는 60여 명만 들어갈 수 있어 참여 경쟁이 치열하다. 김정원은 “올 한 해 시범 운영하기로 했는데 인기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네이버와 내년 재연장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그는 “클래식 음악회를 한 번도 찾지 않았던 사람들이 생중계를 보고는 ‘실제 공연장에 꼭 한번 가보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일이 많다”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클래식 대중화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래식 본질 최대한 살리며 친절하게 전달”
김정원은 부드럽고 섬세한 연주에 차분하면서도 매끄러운 말솜씨를 갖춘 피아니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 빈 국립음악대학을 졸업했으며, 1997년 뵈젠도르퍼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빈심포니, 런던심포니 등 유럽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올해는 세종문화회관 상주음악가로서 네 차례 실내악 무대에 서고, 롯데콘서트홀과 손잡고 작은 음악회인 ‘김정원의 슈베르티아데’를 3~4개월에 한 번씩 여는 등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클래식 대중화’는 김정원에게 음악가로서 어렵지만 꼭 해내고 싶은 과제였다. 하지만 무작정 쉽고 재밌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만으론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관객이 그런 공연을 보면서 웃고 즐기는 것도 의미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다시 클래식 공연장을 찾는 경우는 드물어요.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선 음악의 본질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친절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올 1월부터 매달 1회 네이버 플랫폼 ‘V클래식’을 통해 무료로 생중계되는 V살롱콘서트는 이런 그의 평소 지론이 반영된 프로그램이다. 우선 관객이 클래식 선율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즐기고 느낄 수 있게 했다. 쉬운 곡만 하는 게 아니라 음악가의 진면목을 가장 잘 보여줄 작품을 들려준다. 김정원은 이 프로그램의 기획부터 연주자 캐스팅, 사회 등을 도맡아 한다. 게스트는 연주를 하고 김정원과 편하게 대화하면 된다. “‘음악가들의 대화’가 프로그램의 콘셉트입니다. 게스트에게 일방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게 아니라 몇 가지 주제만 정해 놓고 대부분의 대화를 즉석에서 자연스럽게 나눕니다. 제3자가 음악가들이 나누는 대화를 구경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한 것인데 관객이 매우 재밌어 합니다.”
◆공연 앞둔 음악가들의 필수 코스
방송을 본 뒤 공연장을 찾는 사람이 많다 보니 공연을 앞둔 국내 유명 음악가에게도 V살롱콘서트 출연은 필수 코스가 되다시피 했다. 올 상반기엔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손열음, 소프라노 황수미, 베이스 손혜수 등이 출연했다. 하반기 라인업도 화려하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선우예권, 임동혁,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김봄소리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해외 네티즌에게도 입소문이 나고 있다. 댓글이 달리는 것은 물론 현장 관람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클래식 한류도 이제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연주자들이 세계 콩쿠르를 휩쓸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양적·질적으로 이미 충분한 역량을 갖췄어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한 한국 연주자들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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