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임금 인상안 거부
현대차 "협상 조속히 끝내야"
[ 강현우 기자 ]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 사측이 제시한 임금 인상안을 거부하고 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 노조는 16일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17일과 18일, 21일 사흘간 부분 파업을 벌이기로 결의했다. 지난 14일 2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지 이틀 만이다. 현대차 사측은 이날 노조에 올해 첫 번째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회사 측 안은 기본급을 호봉승급분(정기승급분+별도승급분 1호봉=4만2879원)만큼 인상하고 성과급은 ‘200%+100만원’으로 예년보다 지급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현대차는 2012년 이후 지속되는 실적 하락과 중국 미국 등 주력 시장의 판매 부진을 고려해 임금인상 폭을 축소하는 안을 제시했다. 최병철 재경본부장(부사장)이 직접 나서서 현대차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위기극복을 위한 노조 측 협력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등으로 2분기 중국 판매가 64.2% 급감했고, 7월에는 미국 판매도 27.9% 감소했다.
현대차 노조는 17일과 18일에는 1조와 2조가 각각 4시간 파업하고, 21일에는 1·2조가 함께 2시간씩 파업할 계획이다. 17일 파업 후에는 울산공장 조합원이 모두 모여 집회를 연다. 22일엔 노조원은 정상 근무로 복귀하지만 노조 간부들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노조는 향후 사측 대응을 지켜본 뒤 23일 쟁의대책위를 다시 열어 추가 투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영실적도 어렵고 현대차 고임금 문제에 대한 여론 등을 고려할 때 예년 같은 임금 인상 합의는 불가능하다”며 “조속히 협상을 마무리해 생산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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