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농촌진흥청] 농작물 온도·빛 알아서 척척 관리… 한국형 스마트팜에 3년간 143억 투자

입력 2017-08-17 16:51  

농진청은'ICT 농업 전도사'


[ 심은지 기자 ] 전남 화순에 있는 한울농장은 ‘한국형 스마트팜’을 적용한 대표적인 농가다. 자동화 설비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토마토 생육 환경을 관리하고 있다. 한울농장이 스마트팜을 도입한 뒤 토마토 생산량은 3.3㎡(1평)당 65㎏에서 101㎏으로 55% 이상 증가했다. 관리 시간과 연료비는 각각 50%, 35% 줄었다.

농촌진흥청은 이처럼 국내 농업 환경에 최적화된 ‘한국형 스마트팜’을 개발하고 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총 143억원을 투자했다. 스마트팜은 ICT를 활용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생육 환경을 관리하는 농업 시스템이다. 네덜란드 일본 등 선진국이 기술을 주도하고 있지만 개별 국가마다 생육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독자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농진청은 ‘한국형 스마트팜’에 대해 3단계 개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1단계는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원격으로 스마트팜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자동화와 ICT만으로도 농가의 필요에 따라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농진청 설명이다. 기본형 모델과 선택형 모델로 구분된다. 올해부터 원예특작분야 7개 품목과 축산분야 2개 품목에 대해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2단계는 식물의 생육시기별로 최적의 온도, 빛,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예측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전문지식과 선도 농가의 경험을 학습한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생산·관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농진청은 내년까지 토마토에 대한 스마트팜 모델을 개발 완료하는 게 목표다. 이후 기술개발 적용 품목과 현장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무인 자동화시스템을 갖춘 3세대 스마트팜 모델도 준비 중이다. 3단계에선 1·2단계 개발한 기술을 토대로 스마트팜 전 과정을 로봇 등을 활용한 무인자동화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다. 3단계 스마트팜 모델을 적용하는 대형 농가는 생산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진청은 한국형 스마트팜 과정에서 개발되는 ‘지능형 생육관리모델 비닐하우스’ 등을 해외에 수출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농진청은 ‘한국형 스마트팜’에 필요한 기기들을 표준화하는 데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표준화는 생산업체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들어 공동규격을 확정하는 이른바 ‘단체 협의 방식’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

표준화는 유지보수가 편리하고 보급 가격을 떨어뜨린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기기들끼리 호환도 가능해진다. 농진청은 지난해 양액기와 영상장치에 대한 표준화를 완료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한국형 스마트팜의 보급 확산을 통해 국내 농가의 생산성과 소득을 높일 수 있다”며 “농업 생산기술과 시스템을 수출해 우리 농업과 농업기술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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