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탈원전 급격히 추진 안해… 60년 이상 걸려"

입력 2017-08-17 18:58   수정 2017-08-1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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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탈원전·한미 FTA 재협상
설계수명 만료 때 문 닫아…전기요금 대폭 상승 없어
한·미 FTA 개정 협상 국익균형 지켜내겠다



[ 조미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현 정부가) 추진하는 탈(脫)원전 정책은 급격하지 않다”며 “탈원전에 이르려면 60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근래에 가동된 원전이나 건설 중인 원전은 설계수명이 60년”이라며 “지금 가동되고 있는 원전의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대로 하나씩 원전의 문을 닫을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일시 중단 등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우려에 대한 반론이다.

문 대통령은 “유럽 등 선진국의 탈원전 정책은 굉장히 빠르다. 수년 내 가동을 멈추겠다는 계획들”이라고 했다. 하지만 어느 나라인지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다. 탈원전을 결정한 독일과 스위스는 수십 년에 걸쳐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

문 대통령은 탈원전으로 전기요금이 대폭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탈원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천연액화가스(LNG)나 신재생 등 대체에너지를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전기요금의 대폭 상승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과 관련해서는 “제 공약은 백지화하는 것이었으나 작년 6월 착공 이후 공정이 꽤 이뤄져 적지 않은 비용이 소모되는 상황”이라며 “공론조사를 통한 사회적 합의를 따르겠다는 것으로 저는 적절한 과정으로 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는 “미국의 FTA 개정 협상 요구에 대해서는 미리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통상교섭본부를 장관급으로 격상했다”며 “미국과 국익의 균형을 지켜내는 당당한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국회 비준 동의도 거치게 돼 있다”며 “미국의 FTA 개정협상 요구에 대해 당장 뭔가 큰일 나는 것처럼 반응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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