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소통하는 대통령 보여줬다"…야당 "자화자찬에 알맹이 없는 쇼통"

'대통령 기자회견' 엇갈린 평가

국민의당"잘못 빼고 공만 늘어놔"
바른정당"소통보다 연출이 앞서"


[ 김형호 기자 ]
‘대통령이 이 정도는 돼야’ vs ‘알맹이 없는 자화자찬’ ‘쇼통’.

여야 정치권은 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두고도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신감 넘치고 준비된 대통령의 이미지를 보여줬다”고 치켜세웠으나 야당들은 “내용보다는 형식, 소통보다는 연출이 앞선 기자회견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당대표실에서 원내 지도부와 나란히 앉아 문 대통령의 100일 기자회견을 시청했다. 추 대표는 “(기자들이) 서로 손들고 질문하고 싶어 하더라. 개방하고 열린 소통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우 원내대표는 “(정부가) 국민의 민심에 기초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표현됐고,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났다”며 “대통령이 저 정도는 돼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억지 자화자찬, 알맹이 없는 쇼통회견이었다”며 “역대 정부보다 균형인사 탕평인사 통합인사라고 한 것을 듣고는 아연실색했다”고 각을 세웠다.

국민의당은 기자회견 형식은 긍정 평가하면서도 내용을 두고는 인색하게 평가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각본 없는 기자회견 형식은 지난 정권에 실망한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켰다”면서도 “잘못은 빼고 공만 늘어놓았으며 총론에 멈춘 답변내용은 예습을 열심히 한 모범생 대통령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바른정당은 전지명 대변인 논평을 통해 “내용보다는 형식, 소통보다는 연출이 앞선 기자회견이었다”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북핵 문제는 여전히 그 진의와 해법이 모호해 이해하기 어려웠고, 인사와 조세정책에 대한 답변은 당황스러웠다”고 지적했다.

여야의 상반된 평가 속에 전문가들은 파격적 형식에 대해선 긍정 평가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정해진 질문 없이 자유롭게 질의응답한 것은 파격적이었으나 기계적 일회성 질문으로 인해 깊이 있는 질의응답이 오가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평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육대학원장은 “대통령의 국정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자신의 소신과 통계까지 밝힌 것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