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등 인기 지역 쏠림 심해질 것"
‘8·2 부동산 대책’ 이후 청약시장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은 탄탄한 수요를 재확인 한 반면 수도권 비(非)규제지역의 풍선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실수요자들이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분양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1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전날까지 청약을 받은 남양주 호평동 ‘두산 알프하임’은 2821가구 모집에 2750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0.97 대 1로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1순위에서 0.66 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고 청약통장이 필요하지 않은 2순위에서도 대거 미달이 발생했다.
이 단지는 8·2 대책의 직접적 영향권에서 벗어난 남양주 민간택지에 들어서는 데다 계약 6개월 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규제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예상이 나왔던 곳이다. 지난 주말 모델하우스 개장 이후 3만4000여명의 방문객이 몰려 청약 흥행에 대한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분양 대행사인 미래인 관계자는 “일부 투자수요 유입도 기대했지만 이들이 빠져나가면서 경쟁률이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타났다”며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호평동 H공인 관계자는 “입지가 특출나지 않은 데다 남양주 지역 수요가 튼튼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그나마도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은 강한 규제가 나올 때마다 청악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분양 업계는 입을 모은다. 굳이 청약통장을 꺼내지 않더라도 선착순 분양이 진행될 때 동·호수를 보고 아파트를 고를 수 있는 데다 아껴뒀던 통장은 서울 인기 지역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제 이후 서울 첫 분양 아파트였던 공덕동 ‘공덕SK리더스뷰’는 모델하우스 분위기가 지나치게 차분해 흥행 부진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청약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195가구 모집에 6739명이 청약해 평균 35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일각에선 “규제가 아니었으면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담보인정비율(LTV) 40%가 적용되는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84㎡를 분양받으려면 최저 분양가(7억4900만원)라 하더라도 4억5000만원가량의 현금이 필요하다. 높은 가격 부담에도 입지 가치가 뛰어나 수요자들의 청약통장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날 사당동에서 분양에 나선 ‘이수역 리가’ 역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됐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은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심리가 시장에 깔려 있는 데다 주거 여건이 뛰어나 수요가 끊기지 않는다”면서 “강남 등 인기 지역은 쏠림이 심화되고 서울과 지방 분양시장의 차이가 벌어지는 양극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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