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구업계 '베개싸움 중'

입력 2017-08-20 19:02   수정 2017-08-22 09:49

코골이 방지·체온 조절…맞춤형 베개 매장 확대


[ 조아란 기자 ] 베개시장이 침구업계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숙면을 돕는 아이디어 제품이 대거 등장하고 맞춤형 베개를 골라주는 매장이 늘어나며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침구업체 형우모드는 체온에 따라 온도가 바뀌는 ‘아이스 필로우’ 제품을 내놨다. 베개 안에 작은 얼음조각이 들어 있어 체온과 주변 온도에 따라 녹았다 어는 과정을 반복한다. 목 온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체온을 관리해준다. 15만원의 비교적 비싼 가격에도 인기가 있다.

프리미엄 침구 브랜드 세사리빙을 내놓은 웰크론은 지난달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코골이 개선용 베개를 특허 등록했다. 베개 속 인공지능 센서가 코고는 소리를 인지해 베개 안 에어백을 팽창시켜 기도를 확보해준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수면 패턴을 분석하는 기능도 제공할 계획이다.

맞춤형 베개도 인기다. 국내 침구업계 1위 기업인 이브자리는 맞춤형 수면제품 매장인 슬립앤슬립을 2014년 31개에서 작년 101개까지 늘리고 목에 맞는 베개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알레르망은 지난 4월부터 6개 베개 중 하나를 맞춤형으로 추천해주는 필로와이즈 서비스를 전국 169개 매장에서 제공하고 있다.

침구업체들이 베개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수면 환경 개선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커지고 있어서다. 베개는 수면 자세를 결정하는 경추와 수많은 신경 및 혈관이 지나가는 목 부분을 직접 받친다. 웰크론 관계자는 “‘베개를 잡아야 숙면 시장을 잡는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설명했다.

기능성 베개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1위 업체인 이브자리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60%가량 증가한 보디베개 제품군이 올해도 60% 이상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보디베개는 옆으로 누워 다리 사이에 끼우고 팔을 감싸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베개 제품이다. 이브자리 관계자는 “숙면 관련 산업인 ‘슬리포노믹스(잠+경제)’ 중에서도 기능성 베개의 성장세는 눈에 띌 만큼 가파르다”고 말했다.

군소업체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자세 교정과 목주름 개선에 효과가 좋은 18만원대 ‘마시필로’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1500만원을 모아 목표액의 520%를 달성했다. 자동차용품업체 불스원은 지난 7일 헬스케어브랜드인 밸런스온을 론칭해 머리 미세혈관이 눌리는 것을 방지해주는 ‘불스원 밸런스온 필로우’를 내놨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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