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공인인증서 없이 송금·24시간 어디서나 거래"

입력 2017-08-21 09:01  

[ 신동열 기자 ] 카카오뱅크 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최대 장점은 ‘편리성’이다.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거래가 가능하고 입출금도 자유롭다. 공인인증서 없이 송금할 수 있으며 일반은행에 비해 대출금리가 낮다. 오프라인 점포 운영 비용이 없어 대출금리를 높일 여력이 생긴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은행업계 전반의 영업 관행을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NIE 포인트

인터넷전문은행과 일반 시중은행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토론해보자.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권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도 생각해보자.

오프라인 점포는 하나도 없어

K뱅크는 지난 4월 문을 열었고,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7일 오픈했다. 우리나라 1, 2호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일반은행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에 거래한다. 인터넷이나 모바일이 서툰 중장년은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거래 비중이 높고, 젊은 층은 주로 인터넷이나 모바일 거래를 선호한다. 금융거래에서 인터넷뱅킹이 차지하는 비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모든 금융거래에서 인터넷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는다. 특히 모바일이 일상화되면서 금융거래의 온라인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K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오프라인 점포가 하나도 없는 100% 온라인 은행이다. 계좌 개설에서 입출금, 대출, 송금 등이 모두 인터넷을 통해 이뤄진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만든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 계좌를 개설하면 모든 금융거래가 가능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발행한 체크카드로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을 출금하면 된다. 거래 계좌번호만 있을 뿐 종이 통장은 없다. 영업시간에도 제한이 없어 연중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가입 간편하고 수수료도 적어

일반은행은 통장을 개설하려면 점포에서 은행원을 통해야 한다. 대출도 마찬가지다. 이를 대면(對面)거래라고 한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앱을 내려받아 온라인으로 통장을 개설하면 된다. 인터넷뱅킹에서는 계좌번호가 바로 통장이다. 프로그램에서 요구하는 개인정보만 입력하면 통장을 만들 수 있다. 특히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어 일반 시중은행보다 가입 절차가 훨씬 간편하다. 모바일에 익숙한 사람은 카카오뱅크에서 불과 5초 만에 송금할 수 있다. 앱에서 송금액→카카오톡 친구 선택→비밀번호만 누르면 송금이 완료된다.

낮은 수수료도 장점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점포가 없어 시중은행에 비해 대출금리나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여력이 크다. 점포 운영에 따른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일반은행보다 적금 금리는 높고, 대출금리는 낮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모든 국내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연말까지 은행, 지하철, 편의점 등 전국 11만4000여 대의 ATM도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주요 국가 해외 송금 수수료도 시중은행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인기를 끄는 이유들이다.

금융권 영업방식 변화 불가피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과 정보기술(IT)이 접목된 이른바 ‘핀테크’가 실생활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모바일이 일상화되면서 점포를 거치지 않는 온라인 거래 비중은 꾸준히 높아질 것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국내 대표적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연계돼 그 파급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er)’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거래 등 비대면 금융거래가 확산되면서 기존 금융권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 축소가 대표적 사례다. 오프라인 영업점 고객이 줄어들면서 일반은행들은 연이어 지점 문을 닫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주요 시중은행은 해마다 100개가 넘는 지점을 폐쇄했다. 이와 함께 은행들은 핀테크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또 도심지역 점포를 줄이는 대신 초대형 통합 금융센터를 만들어 고객을 유치하려는 은행도 있고, 문화 예술을 접목한 소규모 이색 지점도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주목을 끌고 있지만 디지털 금융 소외자나 해킹 등은 핀테크 시대의 또 다른 숙제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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