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 타이어 같은 빠른 통신 사업과 트럭의 큰 타이어 같은 우직한 방산 사업을 함께 영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점차 방산사업 비중을 확대할 것입니다. 내년 신소재(GaN on Diamond)를 이용한 제품 양산을 본격화 해 5G시대를 대비할 것입니다."
조덕수 알에프에이치아이씨(RFHIC) 대표이사(사진)는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1999년 설립된 RFHIC는 국내 1위 무선주파수(RF) 증폭기 제조업체로 무선통신장비용 반도체 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GaN(질화갈륨) 소재를 적용한 GaN트랜지스터 및 통신용, 레이더용 전력증폭기를 생산한다.
조 대표는 "기존에 GaN은 성능 대비 높은 가격 때문에 인공위성, 방산 등 제한된 용도로 사용됐다"며 "그러나 우리는 끊임없는 투자와 노력으로 통신용 GaN 전력증폭기를 개발하고 세계 최초로 상용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존 통신시장을 장악하던 실리콘 기반 LDMOS 소재와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현재 GaN은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에 핵심·원천 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해외등록만 21건에 이르고 해외출원 18건, 국내 등록 36건, 국내출원 9건이다. 진행중인 국책과제는 6건으로 89억9000만원 규모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도 탄탄히 구축돼있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화웨이 노키아 등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들과 대부분 거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공급 매출 규모는 2015년 122억원에서 지난해 327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전체 매출도 성장했다. RFHIC의 지난해 매출액은 612억원으로 2015년(497억원) 대비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RFHIC는 올해는 약 800억원 가량의 매출액 달성을 전망하고 있다. 내년은 1100억원, 2019년은 13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적 급성장이 전망되는 배경으로는 방산사업 확대 및 신소재 기반 제품 양산이 꼽힌다.
RFHIC는 LIG넥스원 및 록히드마틴, 배 시스템즈, 레이시언, 에어버스 디펜스 등 글로벌 방산기업에 업체 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향후 군사용 레이더 시스템 시장에 제품을 공급, 시장을 빠르게 공략한다는 입장이다.
조 대표는 "마진이 높은 방산 사업에서 매출이 발생하면서 전체 이익 구조가 좋아지고 있다"며 "향후 2~3년간 많은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주현 경영지원본부장은 "현재 전체 매출 비중에서 방산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라며 "향후 20%까지 끌어올려 수익성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RFHIC는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확대하기 위해 미래 신소재(GaN on Diamond) 웨이퍼를 개발 및 양산, 세계 최초로 무선통신 시장과 방산 시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다가올 5G시대에는 사용 주파수와 데이터의 전송 속도, 수요 등이 모두 증가함에 따라 기존 LDMOS 소재로는 한계에 이를 것이이라는 판단에서다.
조 대표는 "GaN을 처음 상용화 할 때도 시장에선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선 제품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러한 개발 경험이 축적된 신소재 제품이 내년 출시되면 5G세대 이동통신 기술에 관심있는 기업들의 러브콜이 잇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RFHIC는 올해 3월 엔에이치스팩8호와 합병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달 14일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내달 1일 합병 신주상장을 예정하고 있다. 합병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은 신소재를 활용한 제품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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