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축산품 등 고급화…1200여개 상품 한 자리에
국내 시장 연 7% 고성장…롯데슈퍼 새 성장 동력으로
[ 안재광/이유정 기자 ]
롯데슈퍼가 국내 유통업계 처음으로 냉동식품 전문점을 열었다. 1인가구 증가 등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냉동 만두부터 피자, 야식 요리까지 1200여 개 냉동식품을 한자리에서 판매한다.
◆판매품목 65%가 냉동식품
국내 1위 기업형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는 서울 반포동에 냉동식품 전문점 ‘롯데프리지아’(사진)를 열었다고 21일 발표했다. 프리지아는 냉동을 뜻하는 영어 단어 ‘freeze’와 매장을 뜻하는 ‘ia’를 결합한 단어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고품격 냉동식품 전문점을 콘셉트로 했다”고 말했다.
165㎡(약 50평) 규모의 이 매장은 기존 롯데슈퍼와 상품 구성이 다르다. 기존 롯데슈퍼는 냉동식품 비중이 10% 안팎인 데 비해 프리지아 매장은 약 65%에 이른다. 채소, 과일, 축산물, 수산물 등이 없고 이 자리를 냉동식품으로 채웠다. 프랑스에 1000여 개 점포가 있는 냉동식품 전문점 ‘피카르’ 매장을 본떴다.
롯데의 식품 자체상표(PB) ‘요리하다’ 110여 개 품목 대부분이 있다. ‘요리하다’의 대표 품목은 ‘마늘깐풍기’ ‘청양품 마늘찜닭’ ‘치킨가라야게’ ‘나시고랭볶음밥’ 등이다. 이 밖에 투다리 꼬치, 낭만포차, 비비고 고로케 등 국내에서 많이 팔리는 냉동 야식과 간식들을 모아놨다.
1인가구를 타깃으로 한 소용량 냉동 수산·축산품, 원물 재료를 요리하기 편하게 썰어 급속 냉동 처리한 과일, 채소 등도 있다. 나뚜르, 하겐다즈 등 프리미엄 아이스크림도 판매한다.
냉동 상태로 가져갈 수 있게 보랭팩과 보랭가방을 대여해 준다. 냉동식품 외에 과자, 유제품, 음료, 소용량 과일, 컵라면 등 300여 개 냉장·상온 품목도 판매한다.
소비자가 제품 구매 후 매장에서 즉석 조리해 먹을 수도 있다. 전자레인지 등을 갖춘 고객 서비스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컵라면과 샌드위치 등을 데울 수 있다. 즉석 조리코너에선 따뜻한 밥과 도시락도 판매한다.
◆냉동식품 연평균 7.1% 성장
롯데슈퍼가 냉동식품 전문점을 연 것은 시장 성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국내 냉동식품 시장 규모는 2013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연평균 7.1% 성장했다. 2013년 6304억원에서 지난해 8101억원으로 커졌다. 국내 편의점업계 1위 CU의 판매량 집계 결과, 올 들어 1~7월 냉동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했다.
‘싸구려 인스턴트 식품’이란 부정적 인식은 옅어진 반면 상품 종류가 다양해지고 고급화된 영향이 크다. 대형마트 PB 상품까지 가세하면서 종류도 한식반찬(동그랑땡, 떡갈비, 해물완자 등), 양식(함박스테이크, 미트볼 등), 튀김류, 스낵류, 간편식류, 볶음밥, 면 등 다양해졌다.
롯데슈퍼로선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신규 출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롯데슈퍼는 421개로 1년 전(411개)에 비해 10개 느는 데 그쳤다. 매장 임차 면적만 따지면 23만3968㎡로, 작년 6월 말(23만8296㎡)보다 오히려 줄었다. 이런 탓에 롯데슈퍼의 분기당 매출은 5000억원대로 수년째 정체됐다.
최춘석 롯데슈퍼 대표는 “프리지아 1호점에 대한 고객 반응을 보면서 제품을 더 갖추고 서비스를 개선해 나만의 푸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신개념 매장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안재광/이유정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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