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훈 기자 ] “반팔이든 긴팔이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시원하게 입는 게 최고다.”(포털사이트 다음 닉네임 sillalian)
지난 8일 김과장 이대리 <‘아재룩’이라고 놀려도 반팔 셔츠 포기 못해…땀 줄줄 나는데 부채 쓰란 공문 보고 ‘한숨’>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이 기사는 직장에서 여름철 찌는 더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김과장 이대리의 애환과 각자의 여름 나기 비법을 담았다.
정부의 에너지 절약 정책에 따라 실내 온도를 28도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김과장 이대리를 위로하는 댓글이 많았다. 다음 아이디 하늬바람을 쓰는 한 네티즌은 “공무원도 26도까지 낮춰줘라”며 “28도에서 어떻게 일하느냐”고 말했다. 네이버 아이디(myfr****)는 “공무원들이 좀 시원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세금을 더 낼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네이버 닉네임 rnjs****)은 “전기 조금 줄이겠다는 시책들이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재룩을 탓하지 말자는 댓글도 많았다. 패션을 떠나 여름을 시원하게 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었다. 네이버 닉네임 oshn****을 쓰는 한 네티즌은 “반팔 셔츠가 아재룩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더운데 멋이라고 긴팔 껴입는 사람이 더 이상하다”고 말했다. 네이버 아이디 nage****는 “반팔 와이셔츠를 입는 게 현명한 것”이라며 “여름에 넥타이 안 매는 것과 큰 차이 없다”고 말했다.
후텁지근한 여름 더위만큼 답답한 직장 문화를 꼬집는 댓글도 있었다. 한 네티즌(네이버 아이디 ince****)은 “어떤 복장이든 근본적으로는 직장 문화가 좀 더 ‘직원 친화적’으로 변할 필요는 있다”며 “복장부터 시작해 호칭, 사내 인간관계, 명확하지 않은 권한 등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사무직 직원들의 이야기만 다루고 생산현장 직원들의 목소리가 빠진 점을 지적하는 댓글도 있었다. 네이버 아이디 kdlp****는 “화이트칼라만 뉴스거리는 아니다”며 “지금도 건설현장에서 뜨거운 선풍기 바람에 의지하면서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다음 아이디 airbase를 쓰는 네티즌도 “현장에서 땀 범벅이 된 채 일하는 사람들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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