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상장은 가부가 아닌 '시기의 문제'라는 분석이 나왔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빈번한 공매도 공세와 코스피 대형주 중심으로 전개되는 패시브 수급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이유로 사측에 이전상장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2일 "법적 시한인 9월 내로 관련 의사결정이 마무리될 예정이나, 서정진 회장의 코스닥 잔류 의지와 KRX측 고육지책(규정 변화를 통한 K200 특례편입)에도 불구 주주들의 이전상장 요구를 막을 명분과 실리가 제한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하나금융투자가 2000년 이후 코스피 이전상장 이후 K200에 신규편입됐던 11개의 사례를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경우 주가와 기관 수급측면에서 중립이상의 긍정적 영향이 확인됐다.
김 연구원은 "주가는 임시주총과 상장예비심사 청구가 진행되는 이전상장일 60거래일 이전 시점부터, 기관수급은 30거래일 이전 시점부터 관련 기대감의 결집 시도가 구체화됐다"고 분석했다. D-60일에서 D-30일까지 기간이 이전상장에 대한 사전적 기대감이 선반영되는 구간이라면, D-30일 이후는 대형 수급원의 인덱싱 선취매가 유입되는 구간이라는 해석이다.
그는 이전상장 직후 셀트리온 KOSPI 시총순위는 25위에 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K200 신규상장 특례편입 기준(KOSPI 시총순위 50위 이내를 15거래일간 유지)을 여유롭게 넘어서는 규모라 할 수 있다며 만일 이전상장 작업이 11월 초순까지 성공리에 매조지되는 경우라면, 12월 15일 K200 신규편입 여부는 기정사실화 수순에 진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9월 15일로 확정된 카카오 특례편입을 감안할 경우, 셀트리온의 KOSPI200내 유동시총 비중은 0.99%에 해당할 것이라며 3000억원대 BM 트래킹 신규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상 K200 신규편입 이벤트 플레이 효과가 종목변경일 D-30일 시점부터 구체화됐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10~11월 사이 기간이 관련 타이밍 전략의 최적기로 기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고민은 코스닥이다. 그는 "코스닥 대표주 연쇄이탈은 양 시장 상호간 특색을 달리하던 병립구도가 와해되고, 코스닥 중소형주 시장이 메이저 무대 진출을 위해 채비를 갖추는 마이너 리그 팜(Farm) 성격으로 전락했음을 의미한다"며 "이는 자칫 코스닥으로 표상되던 한국 중소형 성장주 시장의 구조적 침체 및 소외로 비화될 여지마저 존재하는 사안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동서, 카카오에 이어 셀트리온 또한 대열을 이탈하는 상황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 메디톡스 CJ E&M 등의 다른 종목에게 자비를 바라는 것은 다분히 감정적 호소에 지나지 않는다"며 "거래제도 환경측면에서 본다면, 미봉책 제시에만 치중하기 앞서 코스닥 중소형 성장주 시장 활성화에 대한 분명한 의지와 본질적 처방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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