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오? 23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우 원내대표에 대한 당 내외 평가는 엇갈린다. 협치를 중시하는 협상가적 성향 때문에 강성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사쿠라’내지는 ‘존재감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다른 한편에선 야 3당과 추가경정예산안, 정부조직법 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은 점을 높이 평가해 다당제에 적합한 ‘협상론자’라는 평가가 있다.
우 원내대표 취임 100일. 그의 최대 성과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추경 및 정부조직법을 통과시킨 것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으로 돌아선 국민의당을 임종석 비서실장의 ‘대리사과’로 돌려세우고 조대엽 후보자 낙마카드로 야당에 국회 복귀 명분을 제공했다. 특히 추경과 관련해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끌어들이면서 자유한국당 중심의 야 3당 공조를 막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조대엽 후보자 낙마’와 ‘공무원 증원 조정’ ‘물관리 일원화 연기’ 등을 야당에 양보한 것이 강성 지지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추경 통과와 관련해 추 대표는 “공공일자리의 핵심인 중앙직 공무원 일자리가 사실상 반토막이 됐다”는 비판에 우 대표는 “추경 통과를 누더기나 반토막으로 폄훼하는 경우가 있다”며 “당사자의 한사람으로서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해 ‘투톱’ 간 불화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민주당의 정책과 대선공약 입법화의 주도권이 ‘당 정책의장에게 갔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표 친문인 김 의장이 선봉에서 ‘8·2 부동산 대책’과 ‘고소득자 증세’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을 좌지우지한다는 얘기다. 한 재선의원은 “(원내대표가)당·정·청의 현안에 대해서 정책 입법화에 주도권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친문인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경우 문 대통령이 공약한 ‘당 우선주의’가 무너지고 당이 청와대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에선 “당·청 정책의 주도권을 대표적인 친문 인사인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쥐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당 우선주의를 천명한 만큼 우 원내대표가 당·청 관계의 주도권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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