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입사자 휴가 11일 보장
난임 치료 비용·휴가도 지원
# 올해 4월 한 중견회사에 입사한 채모씨(29)는 여름 휴가를 가지 못했다. 신규 입사자여서 올해 쓸 수 있는 연차가 없는데다 내년 연차를 당겨 쓰기에도 눈치가 보여서다. 푹푹 찌는 날씨에 휴가도 없이 일하려니 힘이 들지만 요즘같은 취업난에 배부른 소리 같아 그저 참을 뿐이다.
신규 입사자에게 휴가란 '그림의 떡'이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입사 후 1년이 지나야 휴가 일수가 주어지고 조직 내에서도 '이제 막 들어온 사람이 무슨 휴가야' 라는 시선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런 문화를 바꾸기 위해 신규 입사자에게도 일정 기간의 휴가를 보장해주는 회사가 있다.
이커머스 기업 위메프는 직원 복지 강화 일환으로 신규 입사자의 휴식을 보장하는 '웰컴휴가'를 제도화한다고 23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신규 입사자는 입사 직후부터 그해 말까지 사용할 수 있는 11일의 휴가가 주어진다.
위메프는 2013년부터 이를 내부 테스트용으로 진행해오다 이번에 회사 차원에서 공식화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웰컴휴가는 입사 첫해에 사용 가능한 연차 휴가가 없거나 이듬해 발생 연차를 차감해 쓰도록 돼 있는 현행법을 고려해 만든 것"이라며 "일하기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위메프는 이와 함께 출산을 앞두거나 육아를 병행 중인 여성 비율이 높은 회사의 고용 특성을 감안해 이들을 위한 지원책도 내놨다.
난임으로 인해 치료가 필요한 직원들에게 정부 지원 횟수(기본 3~4회) 이내에는 개인 부담액을 전액 지원하는 게 골자다. 정부 지원 횟수를 초과할 경우에는 정부 지원 금액 수준으로 난임 시술 비용을 지원한다.
난임 시술에 필요한 별도의 연간 유급 휴가도 5일 부여하고, 난임 진단서를 제출한 여성 직원은 최대 3개월 간 휴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밖에 직원 자녀가 식중독, 수족구 등 전염성 질환이나 상해로 인해 어린이집, 학교 등원이 어려울 경우 자녀 간호를 위한 특별 유급휴가도 제공한다.
위메프는 직원들이 회사에 바라는 점을 온-오프라인 설문을 통해 청취한 뒤 이를 도입하는 'WWW 프로젝트'를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다.
여기서 취합한 의견 중 '직원식당 신설', '심야귀가 안심지원 서비스 개선', '패밀리데이 도입' 등은 현재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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