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떨어지는데…분당은 3주 연속 상승폭 커져
인천 분양 1순위서 마감
[ 설지연/김형규 기자 ]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은 계속 빠지는 반면 규제를 피한 분당, 평촌 등 인접지역 아파트값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15~21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4% 떨어지며 3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투기지역 지정 등을 피한 경기 분당신도시와 평촌신도시 아파트값은 8·2 대책 이후 상승세를 유지했다.
분당신도시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이번주 0.33% 오르며 대책 발표 후 3주 연속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평촌신도시도 이번주 0.11% 올랐다. 인천은 0.13% 상승하며 지난주(0.12%)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분당 정자동 느티나무마을 공무원아파트 전용 59㎡는 이달 6억원으로 조사돼 지난달(5억1000만~5억6000만원)보다 최대 9000만원 뛰었다. 지난달 12억1000만원(전용 140㎡)에 팔린 정자동 분당파크뷰도 이달 13억4000만원에 거래돼 1억원 이상 올랐다.
정자동 L공인 대표는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지난주까지 하루 한두 건씩 매일 투자할 급매물이 없냐며 전화를 했다”며 “물건이 귀해 대책 전보다 5000만~8000만원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인천에선 지난 23일 남구에서 1순위 청약을 받은 인천 더샵스카이타워 아파트가 1802가구 분양에 4894명이 몰리며 평균 2.72 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최고 경쟁률은 9.2 대 1(8-5블록, 전용 84㎡D)에 달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건설·부동산연구위원은 “서울은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거래절벽’이 오고, 가격도 잠잠해 안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투자 수요나 부동자금이 시중에 풍부한 상황이어서 규제를 피한 서울 인접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판교신도시 백현동에서도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99㎡가 이달 11억7500만원에 팔리며 대책 전(11억원) 실거래가를 웃돌았다. 평촌도 8·2 대책 이후 3주 동안 0.11~0.14%가량 꾸준히 아파트값이 오르며 지난달 집값 변동률을 오히려 웃돌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평촌은 그동안 집값이 수도권 다른 지역보다 많이 오르지 않아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뿐 아니라 재건축 연한이 다가오는 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갭 투자’ 수요도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억9500만원에 팔린 비산동 샛별한양 6차 전용면적 49㎡는 호가가 3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평촌동 ‘인덕원대우’(전용 84㎡)는 지난달 실거래가가 4억4000만~5억원대였지만 이달 들어 5억~5억1500만원으로 상승했다. 관양동 인근 D공인 관계자는 “대책 발표 전 6억2000만원을 넘지 않던 동편마을 3단지 전용 84㎡가 지금은 6억5000만원 안팎으로 매도 호가가 나오고 있다”며 “서울과 인근 안양 등에서 급매물을 찾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주 0.13% 오른 인천도 대책 발표 후 0.09%(7일), 0.12%(14일)로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지역별로 중구(-0.02%)를 제외하고 서구(0.11%), 계양구(0.13%), 남구(0.11%), 연수구(0.18%), 남동구(0.1%) 등이 모두 상승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동자금이 시중에 많은 상태에서 서울 중심으로 시장을 누르다 보니 외곽으로 투자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며 “정부 규제로 분당 평촌 등 집값이 그동안 덜 오른 지역까지 골고루 상승하는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지연/김형규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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