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와 소송전 부담도 원인…제시가격 낮고 앙금 남아 '글쎄'
[ 도쿄=김동욱 기자 ]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문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매각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할 후보가 지난 6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K하이닉스 등 한·미·일연합에서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주도하는 ‘신(新)미·일연합’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24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도시바메모리의 매각협상대상자가 SK하이닉스 등 한·미·일연합에서 웨스턴디지털이 주도하는 미·일연합으로 사실상 전환됐다. 도시바는 공식 의견을 내놓지 않았지만 일본 언론은 일제히 ‘우선협상대상자 교체’라고 표현하고 있다.
당초 SK하이닉스 및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손잡았던 일본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와 정책투자은행이 웨스턴디지털 및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 제휴 대상자를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시바가 국제입찰 관례를 무시하고 매각대상자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는 것은 웨스턴디지털의 매각반대 소송전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바와 합작관계를 맺고 있던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부문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로 넘어가는 것을 결사반대하며 국제중재재판소 등에 도시바메모리 매각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웨스턴디지털 측이 자신들에게 도시바메모리를 넘기면 소송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표했고 다급해진 도시바가 매각대상 교체를 시도하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도시바의 자금줄을 손에 쥔 채권단이 이달 안에 매각작업을 끝내기 위해 웨스턴디지털로 말을 갈아타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분석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시바 내부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도시바메모리 매각협상을 중단하고 반도체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플랜B’를 거론하자 거액의 대손충담금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 은행들이 조기매각 압력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도시바메모리를 담당하던 경제산업성 간부가 7월 인사에서 교체된 것도 한·미·일연합이 신(新)미·일연합으로 선회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지적했다.
다만 KKR과 웨스턴디지털이 제시한 도시바메모리 인수금액은 1조9000억엔으로 다른 경쟁 진영보다 낮고,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 간 감정의 앙금도 남아 있어 매각 구도가 웨스턴디지털 쪽으로 바뀌었다고 단정하긴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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