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석유파동 대비 구축
[ 박상용 기자 ]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인근 매봉산 자락에 있던 1급 보안시설인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라는 이름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1973년 세계 석유파동으로 국내 경제가 직격탄을 맞자 1976년 서울시가 유사시 석유 공급을 위해 건설한 지 41년 만이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470억여원을 들여 진행한 문화비축기지 조성 사업을 마치고 다음달 1일 개장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이곳은 1급 보안시설로 분류돼 시민 접근이 철저히 통제되다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2000년 11월 상암월드컵 경기장을 건설하면서 폐쇄됐다. 이후에도 일부 공간만 임시주차장으로 활용됐을 뿐 17년간 사실상 방치돼 왔다.
새로 조성된 문화비축기지는 축구장 22개 크기(14만㎡)로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걸어서 7분 거리에 있다. 매봉산 능선을 따라 1.3㎞ 길이의 산책로가 있고, 산 정상에는 월드컵경기장과 한강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됐다.
유류 보관창고였던 6개의 탱크(T1~T6)는 리모델링을 거쳐 전시관, 강의실 등 문화공간으로 꾸몄다. T1은 미국 뉴욕 ‘애플 스토어’의 유리 돔을 벤치마킹해 공연·전시·워크숍이 가능한 다목적공간으로, T2는 철재를 모두 제거하고 공연장과 야외무대로, T6은 카페·강의실·회의실 등이 들어선 커뮤니티센터로 각각 변신했다. 임시주차장으로 쓰이던 비축기지 한가운데 광장은 공연·장터·피크닉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문화마당으로 조성됐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문화비축기지 내 냉난방은 지열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로, 용수는 생활하수·빗물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이라며 “도시재생의 대표 모델이자 친환경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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