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53차례 공판…증인만 59명 '사활 건 공방'

이재용 부회장 징역 5년

1라운드 끝난 삼성 재판


[ 이상엽 / 김주완 기자 ]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위해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된 것은 작년 10월이다. 이어 11월21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개월여 뒤 뇌물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리라고는 당시로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 등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이 25일 재판부로부터 유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3월 첫 공판준비 절차와 4월7일 정식 재판이 본격 시작된 이래 매주 2~3회씩, 총 53회의 공판을 통해 6개월 가까이 강행군을 이어간 재판이 1차 레이스를 마쳤다.

검찰은 지난해 최씨의 태블릿PC가 공개된 이후 국정농단 의혹의 수사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자 특수본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11월 검찰에 소환된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무렵 박 전 대통령과 개별 면담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는 등 의혹을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7일 열린 국정조사 특위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도 “최씨를 얼마 전에 알았다”면서 같은 주장을 이어갔다.

특수본으로부터 수사권을 넘겨받고 12월21일 공식 수사를 시작한 특검은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을 정조준했다. 재단 출연과 승마 지원 등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등의 강요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고 판단한 특검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을 조사하고 이 부회장을 1월12일 불러냈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대기업 총수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건 처음이었다.

이 부회장이 피해자가 아니라 대가성을 전제로 뇌물을 주고받은 공모자임을 확신한 특검은 1월16일 이 부회장에 대해 첫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이는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특검은 곧바로 영장 재청구 준비에 들어갔다. 이 부회장을 재조사한 끝에 2월14일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외에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까지 보강수사를 한 결과 영장은 발부됐다. 이후 특검은 2월28일 수사 종료와 함께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전직 삼성그룹 임원들을 재판에 넘겼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정유라 씨 등 59명의 증인신문을 통해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공판은 지난 7일 결심 공판을 마지막으로 선고만 남겨둔 채 마무리됐고 마침내 25일 이 부회장의 유죄 선고로 1라운드가 끝이 났다.

이상엽/김주완 기자 l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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