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대서양 첫 단독비행 찰스 린드버그

입력 2017-08-25 19:06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임근호 기자 ] 1927년 5월20일 오전 7시52분, 스물다섯 살의 우편 항공기 조종사 찰스 린드버그가 연료계기판도, 통신장비도 없는 은색 비행기 ‘세인트루이스의 정신’을 타고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의 루스벨트 비행장을 날아올랐다. 그는 33시간32분(5815㎞)이 지난 이튿날 오후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다. 논스톱 단독 비행으로 대서양을 건넌 건 그가 처음이었다.

비행기가 파리 르부르제공항 활주로에 착륙하자 사람들은 그를 조종석에서 내려 떠메고 다니며 환호했다. 미국은 새로운 영웅의 탄생으로 떠들썩했다. 미국 언론은 나흘 동안 그에 대한 기사를 25만 건 실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그가 항공기로 대서양을 처음 건넌 사람은 아니다. 린드버그 이전에도 66명이 대서양을 횡단 비행했다. 다만 여러 명이 함께 비행기를 타고 건넌 사례였다. 단독 비행인 데다 도착지가 파리라는 점이 그를 돋보이게 했다. 8년 전 뉴욕의 한 호텔 경영자가 뉴욕에서 파리까지 논스톱으로 비행하는 사람에게 상금 2만5000달러를 주겠다고 발표한 것이 린드버그를 모험에 끌어들였다. 린드버그는 33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고 조종간을 잡아야 했던 게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하루아침에 유명 인사가 된 린드버그는 백만장자 소설가 앤 모로와 결혼했다. 하지만 1932년 두 살배기 아들이 유괴범에게 납치됐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비극도 겪었다. 그는 1974년 8월26일 하와이에서 눈을 감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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