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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사태로 양계 농가는 망연자실해 있고 국민은 불안해하고 있다. 더욱이 농약이 검출된 문제의 농가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정부의 친환경 인증까지 받았다는 사실은 소비자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인증 마크’도 너무 다양하고 기준이 제각각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관리·운영하는 농축산물 인증 마크는 유기축산물, 무항생제 축산물 등 13가지이며 사육 공간, 호르몬제, 항생제, 유기 사료, 유전자변형식품(GMO)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분류되고 있다. 게다가 정부에서 민간 업체와 함께하던 인증 업무를 지난 6월부터 민간 업체 64곳에 모두 이관해 단지 연 2회 관리·감독만 하고 있다고 한다. 민간 업체들은 친환경 인증을 내줄 때마다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수익을 위해 더 많은 인증을 내주고 있는 형편이다.
인증서 장사는 친환경농산물생산이 농업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여기는 재배농업인과 안전한 농산물이라고 믿고 비싸더라도 친환경농산물을 애용해온 소비자들의 신뢰를 무참히 짓밟는 범죄행위다. 정부가 나서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신뢰회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식품의 안전성은 한 나라의 수준을 판단하는 잣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산, 유통, 소비 단계가 길고 광범위한 식품 안전은 어느 한 부처의 업무로 치부돼서는 안 된다. 범정부 차원에서 직접적 대응을 해야 소비자, 농가, 유통업체로 피해가 확산되는 경로를 조기에 차단할 수 있다.
해마다 증가하는 친환경농산물 생산량과 참여 농가가 말해주듯이 친환경농산물은 어려운 우리 농업이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경쟁력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석윤 <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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