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미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여당 의원들과 연 오찬 자리에서 “두 번의 민주정부를 경험하면서 가치만 가지고는 국민의 지지와 평가를 받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며 “지금부터는 실적과 성과를 통해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는 민주당 정부라는 것을 늘 생각하고 있다. 당과 공동운명체가 돼 운영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이날 오찬은 9월 정기국회 개회를 앞두고 문 대통령이 여당 국회의원 전원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마련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120명 중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신경민·김현권·신창현 의원을 제외한 115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소통, 탈권위, 공정, 자치분권, 환경, 성평등 등 가치의 문제는 우리가 잘할 수 있고, 원래부터 우위에 있었으며, DNA도 강점”이라며 “지금까지 잘해 왔으나 모두 잊어버리고 이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평가받을 것은 경제, 복지, 안보, 남북관계 등인데 안보나 남북관계는 금방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 좀 길게 봐야 한다”며 “경제, 성장, 소득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하며, 복지는 대통령이 바뀌어 국민의 삶이 더 좋아졌고, 세금을 더 낼 만하다고 체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당부의 말을 한마디씩 했다. 문희상 의원은 “잘하고 있을 때 조심해야 한다”며 “뭘 잘못했는지 늘 자성하고 새 길을 모색하면 청사(靑史)에 빛나는 3기 민주정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의원은 “서울시 전역을 투기지역으로 선정하다 보니 피해를 보는 곳도 있었다”며 “좀 더 세심하게 고민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현희 의원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성장 동력 발굴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찬에 앞서 이날 오전 북한이 300㎜ 대구경 다연장포를 동해상으로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한 탓에 참석자들은 건배나 구호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오늘 군사훈련 중이고 또 안보 상황도 엄중해서 우리가 축배를 들거나 흥을 돋울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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