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쓰고도 못 띄우는 '재난용 드론'

입력 2017-08-27 19:15   수정 2017-08-28 06:49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71대 구비
전담인력 없어 고장나거나 방치



[ 박상용 기자 ]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재난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해 드론(무인 항공기·사진)을 70여 대 구입했지만 제대로 활용도 관리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지난 3월28일부터 4월10일까지 소방재난본부를 대상으로 기관운영감사를 하고 27일 이같이 밝혔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소방재난본부는 2015년 4월 대(對)테러장비 보강사업 구매추진 계획을 세우고 현재까지 드론 71대를 구입해 운용 중이다. 대당 최소 13만원에서 최대 450만원으로 총 6억5000여만원이 투입됐다.

고층 건물이 많은 서울에서 드론을 활용하려면 높은 수준의 조종 능력이 필요해 교육훈련 이수자를 전담 인력으로 지정해야 한다. 그러나 광진소방서 등 6개 기관에 보급된 훈련용 드론은 운용 전담인력이 아예 지정되지 않았으며 훈련용으로 쓰이지도 않았다는 게 감사위 설명이다.

아울러 재난현장에 드론이 투입된 사례는 41건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훈련 과정에서 조작 미숙으로 드론이 추락하는 등 고장이 16차례 발생해 수리비는 1000만원가량 지출됐다. 감사위는 소방재난본부에 “체계적인 드론 교육훈련 과정을 마련하라”며 “새 장비를 도입할 때는 장비의 필요성과 예상되는 기대 효과, 세부 활용 계획을 면밀하게 검토해 업무를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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